챗GPT가 화제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 계열사인 오픈 AI가 만든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으로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칭이다. 굳이 옮기자면 '사전에 훈련된 생성적 변환기'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챗GPT가 만만치 않다. 어떤 질문이든 알아서 척척 대답해준다. 에세이와 신문기사 작성도 가능하고, 경제정책에 법률 상담과 의료적인 판단에 심지어 간단한 프로그램 코딩도 가능하다. 또 이미지 생성기인 DALL-E는 어떤 그림이든 단번에 만들어내니 화가, 삽화가 못지않다. 아직 일부 실수와 불완전함도 속속 발견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 능력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자 현재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을 놓고 두 개 입장이 팽팽하게 경합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거대한 부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모든 인간적 한계와 제약을 넘어 행복한 미래사회를 열어갈 수 있다는 기술낙관주의 이른바 테크놀로지 유토피아론과 기술의 발전이 표절, 환경의 파괴, 인문적 가치의 훼손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비관주의, 이른바 테크놀로지 디스토피아론이 있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에 대해 낙관적 미래를 기대하는 동시에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올지도 모를 재앙에 대해 우려하는 이중적인 상태에 처해있다. 케빈 켈리(Kevin Kelly)는 저서 '인에비터블'을 통해서 기술의 발전과 사회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공진화할 것이라는 절충적인 입장, 곧 프로토피아(protopia)를 제시하고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낙관적으로 보는 디지털 낭만주의나 모든 신기술의 발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비관주의를 넘어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교육 현장과 예술에서 챗GPT를 이용한 표절을 막을 장치도 필요하고, 고도의 법적 판단이나 의료적 진단에서 AI기술은 적정한 사회적 견제 장치와 함께 구속력 없는 제한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은 사람이 내리도록 해야 한다. AI에 대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와 윤리교육도 필요해 보인다. 이와 함께 창의성을 키워주고 윤리의식을 심어주는 인문교육이 더 강화되어야 할 터인데, 책 읽는 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사람들이 모두 유튜브 구독자가 돼가니 이것도 걱정된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