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에서 온몸에 멍이 들어 숨진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의 부모가 지난해부터 아이를 상습적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각각 구속된 A(43)씨와 그의 남편 B(40)씨가 "아들이 말을 듣지 않아 때리기 시작했다"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A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분석한 결과, SNS 대화방에서 평소 아이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수차례 표현하는 등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A씨는 의붓아들인 C군의 사망 경위에 대해선 "사망 당일(7일) 아이를 밀쳤는데 넘어져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이 상태가 이상해서 남편에게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C군을 손으로 밀친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찰은 A씨 진술 등을 토대로 그에게 형량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형량의 하한선이 아동학대치사죄보다 높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죄명 변경을 검토한 뒤, 이르면 16일 B씨와 함께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C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도 평소 상습적으로 C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C군 온몸에서는 외부 충격에 의해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자국이 발견됐다.

A씨 부부는 경찰조사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인정하면서도 "훈육 목적이었고 학대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