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군·구들의 출산·다자녀 지원사업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남동구는 전날 열린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인천시 출산장려정책 지원체계 일원화 추진'을 건의했다. 


"금액·아이 수 차이 수혜 불균형"
일부 공무원 재정여건 등 우려도


인천 10개 군·구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지원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복지 수혜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는 게 남동구 주장이다.

출산지원금을 가장 많이 주고 있는 강화군은 첫째 아이부터 넷째 아이 이상까지 500만원에서 2천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미추홀구, 계양구, 남동구는 셋째 아이부터 출산지원금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 기초단체의 셋째~다섯째 이상 출산지원금을 보면 미추홀구 300만원, 계양구 300만~500만원, 남동구 100만~800만원 등 차이가 난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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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장려 수당을 주는 기초단체는 남동구, 연수구, 계양구, 동구, 서구 등 5개다. 강화군은 매월 10만~20만원의 양육 비용을 주고 있으며, 계양구는 둘째 아이부터 매월 10만원의 육아비를 지원하고 있다.

남동구는 인천 지역 내에서도 출산지원금의 차이가 크게 발생하고 있어 거주 지역에 따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인천 기초단체 간 지원금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생긴다. 더 많은 지원금을 받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위장 전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기초단체들의 출산장려정책 지원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남동구 의견에 대해 일부 기초단체 현장 공무원들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른 군·구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출산지원금을 줄이면 지원 대상자들의 민원이 우려되고, 군·구의 재정 여건이 다르므로 무작정 금액을 높이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천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아 지원금 축소를 고려했으나, 주민 민원을 우려해 현재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천시 모든 군·구가 지원 금액을 통일한다면 마찰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관계자는 "출산지원금에 대한 의견이 나온 만큼, 군·구 의견을 수렴해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인천시 자체적으로 준비 중인 출산지원금 정책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