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가 문을 열기도 전 수많은 인파가 길게 줄지어 있었다. 길게는 2시간 이상 대기한 이들이 속출했다. 모두가 한우 판매 코너를 향해 있었다. 마트가 문을 연 지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준비된 제품의 판매가 끝났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내내 하나로마트 수원점에서 벌어진 일이다.
전국 하나로마트 980곳에서 열린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 세일' 때문이었다. 하나로마트 수원점은 한우 1등급 국거리용 사태·목심 100g을 2천260원에 판매했고, 불고기용 설도·앞다리 역시 같은 가격에 선보였다.
1등급 등심을 100g에 6천590원에 판매한 게 특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형마트에서 1등급 한우를 100g에 1만3천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반값에 내놓은 것이다.
수원점은 하루 판매 물량으로 등심은 100㎏, 국거리는 500㎏, 불고기는 400㎏을 준비했다. 도합 1t에 이르는 막대한 양이었지만, 밀려드는 소비자들에 사흘 연속 '완판'은 순식간이었다.
전국 하나로마트 '소프라이즈!
추운날 아침부터 긴 줄 아쉬움
정부, 산지 안정 위해 할인행사
지난 18일 구매에 성공한 A(77)씨는 "오전 6시 40분께부터 줄을 섰다. 마트가 집과는 좀 떨어져 있지만 한우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왔다. 손자들과 함께 먹을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추운 날 아침부터 오래 줄을 서서 힘들다. 한우를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를 줘서 고맙지만 방법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곳곳에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소비자는 "전날(17일) 오전 9시에 왔는데 구매하지 못해서 오늘(18일)은 8시30분에 왔는데도 결국 사지 못했다"고 속상해했다.
다른 하나로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원축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곡반정점 역시 사흘 연속 일찌감치 준비한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이번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한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 대한 대책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기준 큰 암소의 산지 가격은 454만3천원으로, 1년 전 평균 가격(588만2천원)보다 133만9천원이나 낮다. 그러나 소매 가격엔 큰 변동이 없어, 정부가 나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한 것이다.
소비 촉진 행사가 계속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시작점인 소프라이즈가 크게 흥행한 만큼 향후 이어질 행사에 대한 반응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마트 수원점에서 만난 한 50대 주부는 이 같은 '소픈런'에 대해 "한우가 비싸 평소에는 잘 못 먹는데 크게 할인을 한다고 해 왔다. 전부 나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이런 행사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