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올해로 연기된다는 소식을 듣고 허무하고 허탈했지만 어렵게 선발이 된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확정 짓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성남시청 복싱팀의 선수진은 각오를 다졌다.
실력이라면 대한민국에 상대가 없을 것만 같은 선수진이지만, 유독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69㎏ 이하급 경기 출전권을 따내고도 메달 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지난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자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가 올해 9월로 대회를 1년 연기했기 때문. 선수진으로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75㎏ 이하급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대회 주최 측에서 해당 체급 경기를 열지 않겠다고 하면서 아시안게임에서 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2번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진이었으나, 포기하지 않았다.
75㎏급 대회 미개최·코로나 연기
"체중 감량 통해 새 체급 출전"
2023 복싱 국가대표 1차 선발대회와 2차 선발대회 66㎏ 이하급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선수진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또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감량을 하면서 선발전을 힘들게 준비했다. 다음 달에 열리는 세계 여자 선수권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66㎏ 이하 체급으로는 첫 경기를 뛰는 만큼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아 9월 아시안게임을 준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연기 통보로 심적으로 힘들었을 때 선수진의 마음을 다잡아 준 것은 주태욱 성남시청 복싱팀 감독이었다. 선수진은 "체중을 감량할 때 주 감독님이 할 수 있다면서 도와주셨고 긍정적인 말도 많이 해주셔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75㎏ 이하급이었지만, 이제는 대회 출전을 위해 66㎏ 이하급으로 체급을 낮춰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하는 선수진. 그는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잘 잡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