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 부평구 지역 구청장 출마 후보자들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부평구의 인구는 55만명이며 이 중 유권자는 39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인천에서 가장 큰 인구 규모에 걸맞게 그동안 지역에선 10명을 웃도는 인사들이 구청장 출마 예정자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그러나 최근 경선과 출마 예정자들의 출마 포기 등 변수가 잇따르면서 구청장 출마 후보는 4~5명선으로 압축되고 있다.

부평구는 다른 구에 비해 굵직 굵직한 지역 현안이 많은 곳이다.
우선 부도와 법정관리로 인천지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대우자동차 본사가 위치해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해외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아 결국 지난달 30일 GM(제너럴 모터스)과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첨예한 노사관계가 맞물린 조기 인수조건 등으로 인해 부평공장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부평미군기지도 현안 중 하나.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끈질긴 부평미군기지 이전운동으로 최근 이전이 확정·발표되긴 했지만 부평미군기지가 옮겨가기까지는 아직 상당기간이 걸리고(2008년 이전 예정) 토지 활용방안 등 후속대책을 남겨두고 있다.

이처럼 경제와 국방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부평구의 현안은 인천 또는 국가의 현안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선 이같은 지역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거나 마무리할 수 있는 역량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때에 따라선 인천시 더 나아가 중앙정부와도 담판을 지을 수 있는 정치력까지 겸비한 인물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초단체장 이상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부평구청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다. 현재 구청장 예비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민주당 1명, 한나라당 2명, 시민단체 추대 1명 등 5명.

민주당에선 박수묵(61) 현구청장이 단독 경선후보로 등록해 구청장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당초 민주당에선 송종식(48) 시의원과 홍미영(47) 시의원 등 지역 시의원들의 출마가 꾸준히 거론됐으나 이들이 구청장은 물론 시의원 경선까지 출마포기를 선언하면서 경선절차 없이 구청장 후보 작업을 마무리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구청장은 현직 구청장이란 프리미엄에다 내무부 총무처를 비롯, 인천시 환경녹지국장, 지역경제국장, 보건복지국장, 교육원장 중소기업지원센터 본부장 등 36년간 여러 행정 분야를 거친 풍부한 행정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구청장은 첨단산업 도시, 녹지도시, 풍물 재래시장 도시, 문화도시, 복지도시로서의 부평을 표방하는 공약으로 다른 후보와 정책대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부평미군기지 이전문제, 대우차 문제, 녹지공원 조성문제 등 지역 숙원사업이 재임기간 막바지에 속속 해결되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면서 재선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사전선거운동 혐의(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위반)로 재판을 받는 등 재임기간 중 있었던 문제들이 본격적인 선거전에서 타 후보의 공격대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달 26일 부평구청장 경선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오는 4일 부평구 명신여고에서 선거인단 2천100명을 대상으로 부평구청장 후보자 선출대회를 치른다.

경선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임선경(48)씨(기호 1번)와 박윤배(50)씨(기호 2번) 등 2명.

한나라당(부평구 갑·을지구당)은 특히 부평구청장 후보 선출과 관련해 이번 경선에서 '후보자별 인센티브(incentive) 선거인단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후보자별 인센티브 선거인단'제도는 일정비율에 한해 각 후보자에게 균등하게 선거인단 선정에 대한 권한을 주는 후보 선출방식이어서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두 후보의 접전이 치열한 상태다.

임씨는 행정고시 출신(제22회)으로 인천시 재무국장, 보사국장, 중구청 총무국장, 남구 부구청장, 남동구 부구청장, 인천시의회 사무처장(2급 사무관)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98~2001년엔 부평구 부구청장으로 재직해 지역의 현안과 정서에도 밝은 편.

임씨는 부평구 주민의 70~80%가 정치인 출신보다 행정전문가를 구청장으로 원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엘리트 행정전문가로서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박씨는 인천(부평)에서 나고 자라 부평동초등학교, 인천중학교,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한 인천 토박이로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

대우자동차 전략추진팀장, 부평지역 대학생 학우회장, 월드컵 인천유치위원회 유치위원, 부평시민모임 운영위원 등을 거쳐 현재 인중·제고 계양춘추회 고문,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문회 이사, 생활체육 인천시 축구연합회 수석부회장, 부평문화원 자문위원, 한나라당 인천시지부 정책특보 등을 맡고 있다. 대우자동차에 근무할 당시 신기술개발과 합작투자 등을 담당한 그는 뛰어난 경영마인드를 갖춘 지역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