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 1위 도시로 올라섰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의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은 164억1천만 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출액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116억7천만 달러) 대비 40.62% 증가한 수치로, 2015년(약 33억 달러)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었다. 직전까지 전국 1위를 기록했던 충남은 2021년 129억2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146억1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인천에 자리를 넘겨줬다.
작년 164억달러 전년比 40.62% ↑
146억달러 그친 '직전 1위' 충남 제쳐
지난해 '인천시 반도체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담당한 연구진은 인천의 수출액 상승 요인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꼽았다. 세계 2·3위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분야 앵커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스태츠칩팩코리아, 한미반도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가 인천 전체 수출액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인천에 자리 잡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제조는 웨이퍼(Wafer)에 회로를 인쇄하는 '전(前)공정'과 개별 칩을 제품화(패키징)하고 성능을 테스트하는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인천은 후공정 분야에 특화돼 있다. 후공정에 기반한 시스템 반도체가 인천 수출품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인천의 시스템 반도체 수출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있다. 정부가 수립한 '신(新)성장 4.0 전략' 추진 대책을 보면 올해 반도체 분야에 47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으로, 내달 중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전략'을 발표하기로 했다.
연구를 담당한 이영준 인하대 산학협력단 연구교수는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반도체 회로가 점점 미세해지고 있다"며 "고사양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후공정(패키징)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최근 삼성전자 등이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 주목할뿐더러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뤄질 경우 이미 후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이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겠느냐"며 "세계 2·3위 패키징 기업과 한미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역의 반도체 산업을 잘 키워나가면 인천이 독보적인 위치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2·3위 앵커기업 매출 증가 덕
정부 투자정책에 지속적 강세 전망
한편 인천시는 이번 주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첨단전략산업(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조만간 산업부를 방문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인천시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에 인천이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그래프 참조·관련기사 3면("인천 반도체산업 육성 늦어… 기업간 협력 생태계 조성해야")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