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성_-_오늘의창.jpg
황준성 지역자치부(안산) 차장
지난해 10월 직관한 '제2회 안산 김홍도 여자장사씨름대회'에서 안산 여자 씨름부는 단체전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출전팀이 적고 대진표상 가능한 결과라는 데서 축하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대회에서는 장사도 배출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내곤 했는데 안방에서의 부진한 경기력과 결과로 첫 직관의 아쉬움은 매우 컸다.

사실 경기력 부진은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당시 안산 여자 씨름부는 다른 팀과 달리 선수들이 감독 대신 코치의 지도를 듣고 경기에 나서는 이상한 운영을 연출했다. 심지어 안산 여자 씨름부의 감독은 경기 내내 입도 열지 않고 선수들도 감독 근처에 없었다. 물론 코치가 지도할 수 있지만 다른 팀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를 듣고 출전했고 승리 땐 기쁨도 함께 나눴다.

취재해 보니 내막에는 지난해 6월 선임된 신임 감독과 2017년부터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 간 마찰이 있었다.

결과 먼저 말하면 신임 감독이 강제로 짐을 쌌다. 지난해 12월 직장운동부 인사위원회의 결정으로 파면됐다가 재심의 요청에 지난달 해임으로 변경됐다. 오랜 기간 안산 여자씨름부를 이끈 감독이 정년으로 떠난 후 신임 감독 체제로의 변모는 실패로 끝났다. 화려한 경력을 가진 신임 감독이었던 만큼 기대가 컸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안산지역의 씨름 관계자들은 이 결과를 신임 감독 선임 전부터 예상했다고 한다. 코치와 더 가까울 수밖에 없는 선수들인 만큼 웬만한 장악력 없이는 실패가 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안산시도 한동안 코치의 감독대행체제로 씨름부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새 감독 선임에 별다른 의지가 없어 보인다.

풍속도 씨름도를 그린 단원 김홍도의 고장인 만큼 시 또한 유일한 씨름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안산 여자 씨름부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직장운동부다. 단합된 모습으로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황준성 지역자치부(안산) 차장 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