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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운중동에 있는 운중하나어린이집. 지난해 말 민간어립이집이 국공립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운중동 유일의 국공립어린이집이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분당 운중동 지역이 분당은 물론 성남시를 통틀어 영유아가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보육시설(어린이집)은 오히려 빈약해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지역주민·성남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운중동 인구는 2만900여명으로 이 중 만 7세까지의 영유아 비율은 9.0%에 이른다. 이는 성남시 전체와 분당 지역의 영유아 비율 5.1%와 5.6%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흔히 서판교 지역이라 불리는 운중동은 판교테크노밸리 배후 주거지역으로 행정구역상 대장동(1만2천400여명)도 포함하고 있는데 젊은층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저출산시대임에도 오히려 영유아가 늘어나는 추세다. 운중동 주민들의 평균 나이는 39.2세(분당 평균 41.7세)이며 지난해 출생아 수는 311명으로 분당 전체의 11.2%에 달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육시설은 빈약한 수준이다. 현재 운중동 내에 위치한 어린이집은 총 9개(국공립 2·민간 3·가정 4·직장 0)로 수용 가능 인원은 340여명에 불과하다. 이는 인근 삼평동(인구 2만4천200여명, 영유아 비율 6.9%)이 어린이집 18개로 수용 가능 인원이 2천450명에 이르는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또 인근 판교동(2만6천500여명, 영유아 8.1%)이 어린이집 12개로 수용 가능 인원 836명, 백현동(2만6천900여명, 영유아 5.6%)이 어린이집 17개로 수용 가능 인원 830여명에 이르는 것과도 비교된다.

때문에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지역민들은 지속적으로 어린이집 대책 마련을 호소해 왔다.
성남시 통틀어 영유아 비율 '최고'
어린이집 9개… 보육 인프라 빈약
市 "지구단위계획으로 확충 제약"
판교 IT기업에 다닌다는 한 직장인은 "지금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키울 때 보육시설 문제 때문에 고생이 심했다"며 "운중동에는 영유아 밀도가 높은 지역에 어린이집이 한 군데도 없고 유치원도 모자란 상태인데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운 14단지에 산다는 주민은 "첫 애를 판교시립에 4개월 보내다가 운중하나에 대기를 걸었었는데 아이가 7살 때 연락왔었다"고 했다. 산운5단지에 산다는 30대 주부는 "어린이집이 안 돼 엄마가 봐주고 있다. 내년에도 못 가면 사내어린이집이라도 알아봐야 하는데 그마저 확실하지 않고, 아이를 어릴 때부터 차 태우고 다니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성남시의회 최현백(판교·백현·운중) 의원은 "성남시가 이런저런 저출산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막상 운중동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임시공영주차장에 보육시설을 설치한다는 것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정체인데 운중동 지역은 유독 영유아가 증가하고 있어 지난해 12월 말 민간어립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설 확충은 판교지구단위계획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당장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