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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前 인하대 총장)
최근 바이오산업 관련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인천시 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30억달러(약 3조7천억원)를 투입하여 인천 송도에 항체의약품 36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메가플랜트 건설 추진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보고됐다. 올 하반기에 12만리터 규모 1공장을 착공해 오는 2025년 준공하며, 2026년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승인을 거쳐 2027년부터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롯데가 지난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10년 중장기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발표한 후속조치로 보인다.

송도에는 우리나라 굴지의 바이오의약품생산 관련 기업이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 대표이다. 1991년 설립한 셀트리온은 14만리터의 동물세포배양·단백질의약품·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바이오시밀러 회사다. 셀트리온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바이오신약)의 글로벌 마케팅 및 판매 회사인 셀트리온 헬스케어(1999년 설립)도 송도에 있다. 2011년에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표적 CDMO 기업으로 연면적 24만㎡의 1·2·3공장으로부터 36만리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한다. 건설 중인 제 4공장(23.8만㎡)이 완공되면 총 생산시설 60만4천리터로 단일생산규모 세계 1위 업체가 된다. 미국의 다국적 바이오회사인 바이오젠(Biogen)과 공동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연구·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있다. 오는 2024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착공하고 2025년에 완공하여 판교의 본사·연구소를 이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에스티젠바이오, 얀센백신, 바이넥스 등도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의하면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2019년 기준 4천502억달러로 연평균(2015~2019년) 7.9% 성장했는데, 의료·헬스케어(57.9%), 농·식품(11.9%), 환경 및 산업공정(11.4%) 등의 순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및 삶의 질 향상 등에 따른 헬스케어 수요증가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게 청신호이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망도 밝다. 반면, 국내 시장규모는 2019년 생산액 12조3천235억원으로 연평균(2015~2019년) 9.8% 성장했는데 의약(34.4%), 식품(29.9%), 화학·에너지(15.1%) 순이다.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높은 성장률을 갖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약 2%로 매우 취약하다. 특히 바이오의약을 제외하면 선진국에 비해 관련 투자, 제도, 사회적 인식 등도 부족하다. 


인천의 대표적 산업되기 위해
고도화된 기술·연구개발 필요한
고급인력 양성·산학연 교류 등
체계적인 클러스터 구축돼야
市의 기획·리더십 기대해보자


최근 인천시는 바이오의약품 관련 행정에 열정적이다. 지난해 정부의 '바이오의약품원부자재 상용화 지원사업'과 '바이오산업 전문인력양성사업'에 선정됐으며, 'K-바이오랩 허브'도 유치했다. 바이오산업은 의약, 화학, 식품, 환경, 전자, 공정 및 기기, 에너지 및 자원, 검증, 정보서비스 및 연구개발 등이 있다. 그러나 인천이 다양한 바이오산업을 유치할 수도 지원할 수도 없기에 선택과 집중은 필수이다. 바로 바이오의약산업이 그 주인공이다.

인천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규모는 50만리터이다.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 샌프란시스코의 44만리터, 싱가포르의 27만리터를 상회하며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소수 대형 업체에 편중되어 지역경제 동반성장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그래도 가장 고무적인 것은 바이오의약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연계된 중소기업이 지배적인 인천의 산업을 대전환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바이오의약이 인천의 대표적 산업이 되기 위해서 고도화된 기술과 장기간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고급인력 양성 및 산·학·연 교류 등 체계적 클러스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한 인천시의 손에 잡히는 치밀한 기획과 리더십을 기대해보자.

/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前 인하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