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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사망자 추모제가 열린 6일 오후 인천 주안역 남광장에서 피해자모임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3.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20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건축업자 A씨가 신탁등기한 오피스텔에서 월세로 사는 임차인들이 쫓겨날 처지(2월 27일자 6면 보도='120억대 전세사기' 계약 임차인들, 신탁등기 뒤늦게 파악 '퇴거 불안')에 놓인 가운데 이 같은 피해를 막으려면 계약 과정에서 몇 가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최근 5년 간(2018년~2022년) 신탁등기된 부동산 사기 관련 법률 상담을 제공한 건수는 1만5천여건에 이른다.

부동산 신탁은 집주인(위탁자)이 부동산 소유권을 담보로 신탁회사(수탁자)를 통해 은행(수익자)으로부터 자금을 빌린 것을 의미한다. 집주인이 신탁회사를 통해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을 다 갚을 때까지 신탁회사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진다.

인천 계양구 한 오피스텔에서 월세로 사는 B씨는 지난 2020년 5월 A씨가 신탁등기한 사실을 모르고 그와 계약했다가 '불법 점유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지난해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월셋집이 신탁등기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B씨는 최근 신탁사로부터 집을 비워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오피스텔에선 40여 가구가 B씨와 비슷한 처지다.


월세 계약 잘못하면 '불법 점유자'
등기소 방문 확인… 입금방식 주의


전·월세 계약을 하려면 가장 먼저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신탁등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신탁등기된 집을 계약할 경우엔, '신탁원부', '임대차 계약 동의서'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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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 임시개소한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찾은 시민이 상담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신탁원부는 위탁자와 수탁자의 담보 계약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계약의 특약사항을 담고 있어 등기소에 방문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 신탁원부에 '신탁회사의 동의가 있어야 임대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면, 집주인과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임대차 계약 동의서'를 신탁회사로부터 받아야 한다.

신탁등기된 집을 계약할 땐 보증금 입금도 주의해야 한다. 집주인에게 임대 권한이 있는 경우에만 전·월세 보증금을 집주인의 계좌로 입금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신탁회사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필운 변호사(법률사무소 국민생각)는 "신탁등기된 집을 계약할 때는 신탁원부에 있는 임대 권한 등 계약 사항을 꼼꼼히 검토해야 하는데, 법률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임차인이 스스로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전·월세 집을 구할 때 신탁등기된 집을 피하는 게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