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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후보들은 초록을 좋아해?'

지난달 23일 시작한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일 1주일째를 맞는 가운데, 표심 잡기에 매진하고 있는 후보들의 각양각색 점퍼가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와 같은 공직선거와 달리 정당이 없는 조합장 후보들은 '자신만의 색'으로 무장한 채 이름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합장 후보들이 가장 쉽게 선택한 색은 초록이다. 농·축협의 상징색 중 하나인 점과 맞닿아있다. 자신이 각 지역 농·축협을 대표할 적임자임을 가리키는 것이다.

농·축협 상징색, 적임자 표현 의지
남색·주황·크림색 등 다양한 선택
"정치 성향 오해 우려, 정당색 꺼려"


수원농협 조합장 선거에 나선 염규종 후보도 초록 점퍼를 입었다. '전국 제일 수원농협의 힘'을 적었다. 염 후보의 초록 점퍼엔 그가 4-H 활동에 매진해왔던 점이 담겨있다. 4-H 운동은 농촌 개선과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활동인데, 녹색이 상징색이다. 염 후보는 수원농협 조합장이 되기 전 4-H 수원시연합회장을 역임했다.

염 후보와 맞서는 손진근 후보는 남색, 박동규 후보는 주황색과 흰색 점퍼 등을 착용했다.

남색을 고른 이유에 대해 손 후보는 "단정하고 차분해 보이는 색이고, 제가 좋아하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지점장 출신으로, 전문적이고 차분한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는 점과도 맞물려있다. 박 후보는 "눈에 잘 띄는 색이라 유권자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황색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 외에 흰색, 크림색 점퍼를 준비해 함께 입고 있는데, 다양한 색으로 변화를 주면서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같은 의미를 담아 다른 색을 선택한 후보도 있다. 최기호 반월농협 조합장 후보는 노란색 조끼를 입었다. 농협 마크가 노란색이라는 이유에서다. 황금빛이 쌀을 상징하는 점과도 맞닿아있다. 아예 색색의 조끼나 점퍼를 입지 않는 후보들도 일부 있다.

그러면서도 특정 정당을 연관시키는 빨간색이나 파란색은 피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한 조합장 후보는 "초록색이나 흰색을 많이 입는 것 같다. 빨간색이나 파란색이 눈에 잘 띄긴 하는데 괜히 정치 성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비쳐질까봐 잘 안 입으려고 하는데, 흰색 점퍼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준성·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