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르포 관련
사진은 한 무인점포 모습. /경인일보DB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인천지역 자영업 수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건비를 줄이거나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불황기를 돌파하기 위한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인천지역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인천의 전체 자영업자 수가 27만9천명인데, 자영업자 4명 중 3명은 혼자 가게에서 일하는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이었던 2020년 1월 당시 17만5천명이었던 인천 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년 사이 3만명이 넘게 늘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9만1천명에서 7만2천명으로 감소했다. 


고용 없는 자영업자 20만 7천명
인천 총 27만9천명 '4명 중 3명꼴'


일부 업종 가운데 사업체 숫자가 늘어난 반면 종사자 수는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 '사진 촬영 및 처리' 업종이 대표적이다. 인천 내 사진관 수는 지난해 734개로, 2021년 대비 29개 늘었다. 반면 종사자 수는 1천136명에서 1천101명으로 소폭 줄었다. 일반 사진관이 줄어든 반면 최근 '4컷 사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무인 셀프 사진관의 증가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탁업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 공공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일반 세탁소 숫자는 2020년 1천389개에서 2022년 1천144개로 감소했다. 반면 무인 셀프 빨래방 숫자는 같은 기간 200여 곳 증가했다.

무인점포를 낸 점주가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 매장을 관리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덜한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부평구 부평동에서 무인 셀프 사진관을 운영하는 30대 점주 박모씨는 "초기 투자 비용이 다른 업종에 비해 10% 정도 저렴하고, 프랜차이즈 가맹 비용이 있지만 인건비나 유지관리비가 낮아 상쇄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달 전까지는 매장 관리 인력을 고용했지만, 물가부담도 크고 혼자 해도 충분할 것 같아 지금은 따로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관·세탁업, 종사자↓·매장↑
"1만원 미만 소액지출 업종 대부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무인점포 숫자가 늘어나는 요인이다.

남동구 구월동 구월로데오거리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무인점포의 경우 소비자가 1만원 미만의 소액을 지출하는 업종이 대부분이라 불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무인점포로 상가에 들어올 수 있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