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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로 만들어진 전국 방음터널을 정부가 전부 다른 자재로 교체하기로 했으나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재정 여건을 이유로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하동 광교호수로 PMMA 방음터널 구간. 2023.3.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예산 부족' 핑계만 대다 또다시 지난해 12월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같은 인명 사고를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당시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1월2일자 19면 보도='불' 키운 방음자재… '不' 떨어진 터널공사)로 만들어진 전국 방음터널을 전부 다른 자재로 교체하기 위한 대책에 나섰으나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재정 여건을 이유로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어서다.

정부 PMMA 제거 대책 내놨지만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기엔 부담"


지난달 2일 국토교통부는 '도로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화재에 취약한 PMMA 소재가 쓰인 전국 58개 방음터널(경기도 시군 관할 19개) 전부를 강화유리 등 안전성이 높은 자재로 교체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시군 지자체 관할 방음터널은 오는 2024년 2월까지 교체한다는 방안도 담겼다.

하지만 경기지역 PMMA 방음터널의 교체 공사가 계획대로 완료될 수 있을지 요원하다. 일부 지자체에선 국·도비 지원 없이 예산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계획 수립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방음터널 다른 화재구간 복구공사와 맞물려 PMMA 교체공사는 자체 예산만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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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로 만들어진 전국 방음터널을 정부가 전부 다른 자재로 교체하기로 했으나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재정 여건을 이유로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하동 광교호수로 PMMA 방음터널 구간. 2023.3.5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화성시와 용인시는 오는 4월 시의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해당 예산이 통과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화성시는 PMMA로 제작된 관내 4개 방음터널 자재 교체를 위한 예산 50억 원을 다음 달 추경 심사에 올릴 예정이며, 용인시는 최대 12개의 터널 자재 교체에 2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내 일부 지자체, 계획도 못 세워
고속도로 화재 재발 우려만 커져


경기도엔 시군 지자체 이외 한국도로공사나 민간업체 등이 관리하는 방음터널 가운데 29개 방음터널도 PMMA로 만들어져 총 48개 방음터널이 이번 정부의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

경기도는 지속적으로 국비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도 자체 예산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계속 국비 요청을 하겠지만 장담하기 어렵다"며 "예산 확보가 늦어질수록 PMMA 교체는 지연되고 그만큼 안전사고 우려도 커져 자체 예산을 마련할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을 계획에 따라 국비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지만 당장은 지자체 예산만으로 교체하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