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찾은 부천시 소재 A편의점에선 '이달의 행사 와인' 3병을 프랜차이즈 본사 측에서 정한 가격보다 할인해 판매하고 있었다. 4만9천900원으로 책정된 와인 2병을 4만4천원, 2만9천900원에 책정된 와인 1병을 2만6천500원에 판매 중이었다. 같은 시각 안양시의 B편의점에서도 해당 와인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B편의점 점주는 4만4천원짜리 와인 1병과 2만6천500원 와인 1병을 함께 구매하기를 권했다. 7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카드 페이백을 30%까지 받을 수 있어 최대 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점주는 "자체적으로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박리다매로 이윤을 남기는 구조"라며 "현재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아, 지금 바로 구매하지 않으면 별도로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편의점들 사이에서 이런 형태의 공동 할인 판매 편의점이 속속 늘어나 편의점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센타백 등 모여 본사 가격보다 저렴
'주류 판매 금품제공 금지' 위반 소지
"절대 다수 점주들 불편 호소" 계도


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별 점주들끼리 모여 이처럼 자체적으로 공동 할인 행사를 하는 모임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공동 할인 판매 편의점은 전국적으로 수십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센타백(이마트24), 센타븐(세븐일레븐), 센타지(GS25), 센타톱(미니스톱)이란 이름으로 모여 와인과 위스키 등을 프랜차이즈 본사가 정한 가격보다 3천원에서 5천원 정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자체적으로 가격 조정이 어려운 편의점은 정가에 판매한 후 소비자에게 별도로 '현금 페이백'을 하기도 한다. 치즈 등 안주를 끼워 증정하면서 소비자들을 관리하는 편의점도 있다.

다른 편의점 점주들은 이런 행태가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출혈 경쟁을 심화시킨다고 반발한다. 주류 판매 시 금품 제공이 금지되는 주류면허법 등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할인 등 프로모션을 하려면 편의점 본사와 논의해야 하는 가맹계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A편의점 인근에서 7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한 한 점주는 "와인은 주류여서 마진(수익)은 적더라도 가격 자체가 비싸 매출이 확 뛴다. 단골손님을 만드는 게 중요한 상품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팔아버리면 다른 곳은 어떻게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이런 반발 속 각 편의점 본사들은 계도 활동을 통해 조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절대 다수의 점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기본적인 특성에도 부합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판매 활동"이라며 "주류면허법 위반 소지도 있기 때문에 법적 유권해석도 의뢰한 상태"라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