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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인하대학교 교수·前 미래학회 회장
최근에 챗GPT로 온 세계가 떠들썩하다. 2016년 바둑 두는 인공지능인 알파고의 충격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과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후에 챗GPT 공개는 또 다른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는 OpenAI사가 만든 채팅 인공지능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대형언어 모형(Large Language Model)을 사용하고 있다. 챗GPT는 매개변수 1천750억개를 사용한 거대 인공지능 기술로서 GPT3.5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학습하였다. 입력창에 영어나 한글로 질문을 입력하면 챗GPT는 거의 실시간으로 답변을 생성해 준다. 챗GPT를 사용해본 사람들의 평가는 놀랍다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의 창의영역으로 여겼던 글쓰기, 시짓기, 간단한 수학 질문에 대한 답변, 코딩 등의 영역에서 상당한 수준의 답변을 생성한다.

전 세계의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투어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기술을 Bing 서치 엔진에 탑재했으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대화형 AI인 람다(LaMDA)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 KT 등도 한글을 학습한 한국형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 여러 지자체에서 초거대 AI 센터를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기술을 선점하려는 전 세계 유수한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고, 정부도 인공지능 쪽으로 연구 개발비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가 부상하자 각종 도서가 발간되고 있고 세미나, 교육, 포럼 등이 열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챗GPT가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챗GPT는 과연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학습 데이터양 적어 엉뚱한 결과
'글쓰기' 교육적 타당성 논란 대두
검색엔진 기능 대체할 가능성 커

전문가 수준 특정 프로그램 출력
'교육분야 활용' 고민해 볼 시점

챗GPT가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줄 것이지만, 그중에서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다. 교육에 줄 영향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는 '글쓰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챗GPT에게 어떤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써달라고 하면 거침없이 글을 써준다. 챗GPT가 쓴 글은 학습한 데이터와 그 주제에 대한 데이터양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필자가 '인하대학교 이재우 교수는 누구인가?'라고 입력하면 전혀 엉뚱한 답을 출력해 준다. 학습할 데이터양이 적기 때문이다. 챗GPT는 오답이라도 그 답이 오답인지 모른 채 데이터를 조합하여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봄에 대한 시를 지어줘'라고 입력하면 상당한 수준의 시를 써준다. 거대언어를 학습하여 데이터를 조합하여 결과를 내놓더라도 사람의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영역에서 대단한 결과를 내놓는다. 글쓰기는 학교의 숙제, 논문 쓰기, 보고서 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챗GPT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챗GPT로 생성한 글을 숙제로 제출했을 때 교육적으로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연구자들이 챗GPT를 이용하여 논문 일부를 작성하였을 때 저널에서 그러한 논문을 받아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두 번째 큰 영향을 줄 분야는 '검색'이다. 챗GPT는 현재 검색엔진의 기능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네이버, 다음, 구글처럼 검색해 주지는 않지만, 상당한 수준의 검색 결과를 출력해 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검색엔진 Bing에 챗GPT 기술을 탑재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 번째 큰 영향을 줄 분야는 '코딩' 분야이다. 챗GPT에게 특정한 프로그램을 짜달라고 요청하면 프로그램을 짜준다. 물리학에서 '특정 문제에 대한 파이선 코딩을 짜라'고 챗GPT에게 요구하면 전문가 수준의 파이선 프로그램을 출력해 준다. 그 프로그램을 파이선으로 실행시켜보면 에러 없이 결과가 나온다. 챗GPT 관련 AI 기술은 사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고, 다양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적절하게 활용할지, 특히 교육분야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이재우 인하대학교 교수·前 미래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