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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청 전경./경인일보DB

파주시 산하기관인 파주도시관광공사 사장 등 경영진 인선을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회전문·보은 인사'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 당시 자신과 함께 제10대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했던 최승원 전 도의원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한 후 최근 파주도시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또 최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제10대 경기도의회에서 의정활동을 같이 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신 오지혜 전 도의원도 도시관광공사 경영관리본부장에 앉혔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정한 역량 검증을 우선한 것이 아닌 '내 편', '내 사람'을 최우선 기준으로 앞세운 회전문 코드인사의 전형"이란 힐난이 일고 있다.

고준호 경기도의원(국·파주1)은 7일 "'회전문 코드 인사'로 파주시정 어지럽히는 김경일 파주시장"이란 성명서를 내고 "(김 시장의 인사는) 돌려막기·보은 인사 점입가경 수준이자, 언행 불일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 의원은 성명서에서 "김 시장은 취임 초부터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끊임없이 원칙에 의한 인사를 강조하며 '줄 서기 관행'을 타파하고, 외압에 굴하지 않는 인사로 공정성을 바로 세우겠다는 말과는 달리 원칙 없는 측근 인사 '돌려막기'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특히 "도시관광공사는 대형 프로젝트인 '메디컬클러스터(PMC)' 사업 등 파주시의 미래와 직결된 주요 현안들이 산적한 기관으로, '제2의 대장동 사태' 재연을 막기 위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음에도, 파주시가 무리한 실시계획 승인에 나서 결국 기존 경영진들의 '사퇴 쓰나미 사태'를 빚어낸 바 있다"면서 "김 시장이 회전문 인사 오명을 각오하면서까지 측근 인사들을 공사에 앉힌 것은 결국 PMC 사업을 자신의 뜻대로만 끌고 가겠다는 속내가 반영된 결과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경일 파주시장, 최승원 전 도의원 사장 내정
의정활동 같이 한 오지혜 전 도의원 본부장에
고준호 "돌려막기·보은인사 점입가경" 꼬집어
그는 더불어 "최 전 실장과 오 신임 본부장이 가진 전문성이 과연 도시관광공사에 요구되는 자질과 부합한 지 의문이 든다"면서 "이번 회전문 코드인사 달성을 위한 김 시장의 속내는 도시관광공사 신임 경영진 공모 과정에서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18일 실시된 사장직 공모에서 5명의 지원자가 나섰음에도 기준 점수에 미달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원 탈락시키고 2월17일 재공모가 진행됐고, 3월6일 접수가 마감됐는데, 본격적인 심사도 하기 전부터 최 전 실장의 내정설이 나도는 것 또한 이미 정상적 인사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면서 "사장 1차 공모에 지원해 최종 면접 단계까지 올랐던 이들 중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캠코 출신 등 관련 분야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후보군이 있었다고 알려졌으나, 김 시장은 결국 재공모를 강행했다"고 1차 공모에 대한 부당성과 측근 내정설 의혹을 강조했다.

고 의원은 또 "김 시장은 민선 8기 인사 방향에 대해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외풍을 막겠다'는 방침을 천명해왔으나, 지금의 인사 과정을 보자면 '외풍(外風)'은 막되, 스스로 일으킨 '내풍(內風)'은 정녕 괜찮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명서 말미에 "김 시장은 파주시정이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라는 혹평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스스로 뱉은 인사 원칙들에 대한 약속을 파주시민들 앞에 떳떳하게 지켜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최승원 전 실장은 자신의 내정설·회전문 인사 지적에 대해 "(나의) 전공도 (관련) 있고 해서 일단 지원서는 냈다. 이력서만 낸 상태"라면서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선임되면) 열심히 해 보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도시관광공사 관계자는 '경영진 내정설'과 관련해 "저번 것(1차)은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정리한 것이고, 이번(2차) 것은 다시 인추위를 거쳐 (선정할 예정), 결론적으로 복수로 후보자를 (선정해) 파주시로 올려주면 (김경일) 시장이 낙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면서 "경영본부장은 지난번 인추위에서 선임돼 정리됐고, 4월 초 사장, 본부장 등 경영진 임명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