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바람 20년에도 죽어가는 경인전철 역세권 주안역 무권리 현수막
경인전철 대표 상권으로 꼽히던 주안역 일대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건물의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주안역 인근 먹자골목 한 상가 건물 3층에는 '3층 매장 임대 무(無)권리금'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부평역과 더불어 경인전철 대표 상권으로 꼽히는 주안역 일대마저 발길이 뜸해지고 건물이 비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점심 무렵 찾은 인천 미추홀구 경인전철 주안역 앞 거리는 한산한 편이었다. '2030거리'로 불리는 주안역 인근 먹자골목 식당들도 대부분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한 상가 건물 3층에는 '3층 매장 임대 무(無)권리금'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기도 했다. 인근 식당 주인 이명애(63)씨는 "저녁 시간에 그나마 테이블이 차는 편이지만, 매일 가득 찰 정도는 아니다"라며 "주변에 사무실이 많은 것도 아니니 점심시간은 조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80~90년대까지 인천의 대표적인 번화가였던 주안역 상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전부터 이미 내림세였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 공인중개사와 상인들 반응이다.

주안역 남부삼거리 인근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권리금 없는 점포가 매물로 나오는 건 예전부터지만, 이젠 현수막까지 걸고 무권리금을 홍보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매수자가 찾아오면 권리금을 얼마에 할지 조정하는 게 일반적인데, 무권리금을 알리는 건 그만큼 장사가 안되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봄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이 풀리면서 상권 회복에 대해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물가 상승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이전보다 경기가 더 나빠졌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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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전철 대표 상권으로 꼽히던 주안역 일대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건물의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찾은 주안역 인근 먹자골목 한 상가 건물 3층에는 '3층 매장 임대 무(無)권리금'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3.10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팬데믹 전부터 상권 '내림세'
학원 줄고 인천대 송도 이전
임대료, 부평·구월보다 낮아


주안역 상권이 침체한 것은 젊은 세대 유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학원과 미술학원 등 10·20대가 많이 찾던 학원들이 줄고, 요양병원 등 중장년층 위주의 시설로 바뀌어 가고 있는 현상이 상권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안역 2030거리 인근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과거 제물포역 쪽에 인천대가 있었고, 인하대 역시 학생들이 주안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던 수요가 많아 젊은 사람들이 몰렸다"며 "인천대가 송도로 이전하고, 인하대도 수인분당선 개통 이후 주안역에서 환승하는 사람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젊은 사람이 오가야 상권이 계속 활발해지고 유행을 타는 업종도 들어오는데, 주안은 그렇지 않다 보니 낙후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안 상권의 집합상가 공실률은 19.3%로, 인천에서 영종(19.7%) 다음으로 높았다. 부평(4.8%), 구월(6.9%) 등 인천의 주요 상권 지역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같은 기간 1㎡당 주안 상권 평균 임대료는 5천800원으로 부평(9천200원)과 구월(9천600원)보다 훨씬 낮지만, 연간 투자수익률이 2021년 4분기 1.41%에서 지난해 4분기 0.40%로 급락해 인천 내 다른 상권들보다 낙폭이 컸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