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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대 남양주문화원장으로 취임한 김경돈 신임 원장이 양질의 문화서비스 제공을 위한 향후 문화원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3.12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

"현재는 과거의 거울입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를 통해 74만 시민들께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12대 남양주문화원장으로 취임해 앞으로 4년간 문화원을 이끌어갈 김경돈(62) 신임 원장의 일성이다.

김 원장은 남양주 퇴계원 출신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30년간 이어 왔다. 과거 사진작가협회 지부장을 맡아 예술에 눈을 떴고, 타 장르의 예술인과 활발한 교류를 시작하면서 문화의 또 다른 개념을 마주하게 됐다.

그는 "20년 전 예술인들과 교류하다 남양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욕망이 생겨 문화원에 들어오게 됐다"라며 "개인적으로 사학(史學)에 관심이 많다. 과거에서 현재를 찾고 장점만을 골라 현대 문화에 접목해 시민들이 무슨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 원장은 문화에 대해 "많은 분이 어렵다고만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이솝우화에선 '부지런한' 개미와 시끄럽게 떠들기만 하는 '게으른' 베짱이가 대비되지만, 최근엔 베짱이가 일만 하던 개미에게 신명을 북돋게 해준 행위로 해석도 하고 있다. 이런 베짱이의 역할이 바로 문화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문화의 새로운 개념과 중요성을 설명했다.

문화원 추진 방향에 대해선 "남양주는 인구 100만을 앞두고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서울 등 외지인이 많아 '남양주는 이런 곳이다'라는 소개를 하고 싶고, 계속 살고 싶은 문화도시로 키우고 싶다"면서 "선진 지역의 벤치마킹, 소속 이사들의 활발한 활동 장려 등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도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양주는 이런 곳이다' 알리고 문화도시로 키우고 싶어"
"문화원사 부재 가장 시급한 현안… 문화재단 설립은 반대"
"정약용·이석영 두 분 외 훌륭한 분들 발굴·조명 목표"

남양주시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원 독립 원사와 예술의 전당, 아트센터 부재 등 문화서비스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데다, 다핵도시 특성으로 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문화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그는 "인프라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지역의 문인들은 공연장, 전시할 곳을 찾아 헤매고 시민들은 타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로 문화원이 해야 할 일"이라며 "특히 문화원사의 부재는 기록 보존과 활발한 교육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시가 설립 추진 중인 문화재단에 대해선 "시 규모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설립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개인적으론 반대 입장이다. 업무의 중복과 많은 예산 비용 발생 등 옥상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화원은 전통문화 계승, 재단은 생활문화, 예총은 예술문화라는 잣대를 더 고착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설립이 된다면 문화의 경계를 구분 짓지 말고 시민들에 대한 문화혜택에 초점을 맞춰 상생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길 희망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김 원장은 "남양주에선 현재 정약용, 이석영 두 분이 조명받고 있는데, 앞으로 또 다른 훌륭한 분들을 발굴·조명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소속 이사들과 더불어 시민들의 큰 머슴이란 생각으로 양질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