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인천항 개항 140주년을 맞아 인천시가 개방과 포용, 다양성을 갖춘 도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천은 개항을 계기로 빠르게 다문화를 수용했고, 이후 인천항에서 우리나라 공식 이민이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외동포청 건립 당위성을 알리고 있다. 인천 개항 역사를 심도있게 조망해야 하는 이유다.
'시민의날' 내항1·8부두 우선 논의
"오래 단절된 공간 다시 되돌려줘"
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오는 10월15일 '인천시민의 날'을 맞아 중구 내항 1·8부두 일원 약 12만㎡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행사를 연다. 인천시는 지난해 해양수산부, 인천항만공사, 인천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실무협의체를 꾸려서 항만구역인 1·8부두 우선 개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천시는 내항 1·8부두 부지와 도로를 정비하고 잔디광장, 편의시설 설치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이는 개항이 이뤄졌던 인천항 일대를 다시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민의 날 행사를 내항 1·8부두에서 개최하는 것은 개항 14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의가 담겨 있다"며 "오랜 시간 단절됐던 공간을 다시 시민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천시민의 날 행사 자체가 '제물포 르네상스'(인천 내항 일대 재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한 1·8부두 개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인천항 개항 140주년을 기념하려는 고민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인천항 개항 140주년'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내항 1·8부두 개방, 관련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앞서 민선 5기 인천시는 2013년 개항 130주년을 기념해 인천해사고등학교에서 시민·기관·단체 등 2천명이 모인 가운데 행사를 개최했다. 인천보다 먼저 항구를 열었던 부산시는 지난 2016년 대대적으로 개항 140주년 기념식을 치르면서 부산항의 과거와 미래를 다루고 항만 물류 등 현재 부산항의 역할을 알렸다. 기념식에는 국회의장, 해양수산부 장관 등 주요 인사가 참석했으며, 대대적으로 부산항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기회로 삼았다.
재개발 초점 탈피 세미나 등 의견도
역사조망 재외동포청 당위성 알려야
인천은 1883년 인천항이 열리면서 우리나라 관문도시이자 국제도시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제물포는 수천명이 사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지만, 개항 이후 국제 교류가 이뤄지는 도시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개항은 일본이 도발한 운요호 사건으로 일명 강화도조약(병자수호조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개항이 근대화 초석으로 작용했지만, 강제 개항으로 치욕과 굴욕의 역사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항 개항은 부산(1876년), 원산(1880년) 다음으로 가장 늦게 이뤄졌다. 조선은 인천항이 열리면 일제의 식민지 예속화 정책이 조기에 실현될 것이라고 보고 인천항 개항을 최대한 늦추려고 했다. 인천이 수도로 통하는 관문이자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인천항 개항의 의의가 역사적으로도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인천항은 뱃길이 열리면서 일본인은 물론 중국인, 서양인이 무역을 통해 상권을 형성하고 전 세계 각국의 문물을 교류하는 공간이 됐다. 우리나라 근대 첫 공식 이민이 시작된 곳도 인천항이다. 우리나라 공식 이민은 1902년 인천 내리교회 신도 등 121명이 인천항을 출발해 이듬해 86명이 하와이에 도착한 것으로 기록됐다. 인천항 개항으로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 관련기사 3면('인천항 개항 140주년' 양면성 평가 목소리)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