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승 전 한양대학교 총장은 "성공적인 산학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혁신 주체인 대학과 기업, 지자체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15일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아침 특강' 연사로 나서 '산업단지의 지속 가능 발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해외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성공적인 클러스터를 조성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3C(Campus, Company, Community)'를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은 "핀란드의 대학 클러스터는 노키아와 지멘스,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 R&D센터의 산실로 평가받는 곳"이라며 "기업 연구소가 대학 캠퍼스 내 클러스터에 자리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기업과 협업함으로써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 사례"라고 말했다.
산학협력 주체들 위기의식 주문
"대학, 창의융합인재 양성 필요"
"실습생에 돈 주는 것 인색 안돼"
이날 강연에서 김 전 총장은 '일-학습 병행제'를 강조했다. 그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을 예로 들었는데, 히든 챔피언이란 대중에겐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3위 이내의 매출을 올리는 강소기업을 뜻한다. 2020년 기준 독일의 히든 챔피언 기업은 1천573개로 주요국 중 가장 많다.
김 전 총장은 "독일에 히든 챔피언이 많은 이유는 대학생들이 학부에서는 이론을 공부하고, 동시에 기업 현장에서 실전을 경험하면서 졸업할 때 이미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도 완성된 인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장은 산학 협력 당사자인 대학과 기업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고등교육 콘텐츠가 다양해졌고, 인구절벽 위기까지 대두하면서 대학의 위상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대학이 지식 전달 기관에서 벗어나 창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전 총장은 "창의적 인재를 키우려면 일상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는 경험을 많이 하게끔 해야 한다"며 "대학들이 교육 환경을 바꿔 이러한 경험을 하도록 기업과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실습 나온 학생들에게 돈을 주는 것에 인색한데,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며 "일한 대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은 "산학 협력의 산(産)은 기업을 넘어 사회까지 포함하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인천 지역사회와 대학, 기업이 사회와 소통 가능한 연구집단을 성장시키고 있는지 자문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