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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부천시청 앞 도로에는 1년 넘게 수십 명의 노인이 피켓을 들고 연일 시위 중이다. 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주말을 제외하곤 늘 같은 시간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이 부착한 현수막과 피켓에는 지역의 한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 있다.

부천시에서 파악한 이들의 사정은 이렇다. 이들은 한 종교단체에서 일당을 주고 고용한 대략 30명 정도의 노인들로 추정되고 있다.

이 단체 소속의 민원인은 재개발사업 부지에 있던 선친 소유의 땅을 주변인들이 등기 이전 등을 통해 이익을 나눠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땅을 찾겠다며 시측에 재개발사업과 관련한 인허가 사항뿐 아니라 조합원 명단, 회의자료, 분양자 명단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시에서는 개인정보 및 명목상 재개발조합의 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두 비공개로 처리했다.

상황이 이렇자 어느 날부터 노인들을 대동해 집회를 여는 것으로 추측된다. 뿐만 아니라 이 단체는 지난해 초부터 시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내용을 보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소송과 정비구역 취소 소송 그리고 조합설립인가 취소 소송 등이다.

그러나 이미 재개발사업 부지에는 총 37개 동, 3천7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보니 이 단체가 진행하는 집회는 물론 소송은 결국 실익이 없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힘 없고 순진한 노인들이 시청 앞에 삼삼오오 모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이들의 민원이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 보고는 받았지만,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시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시장은 '시민중심'과 '소통'을 강조하며 시정을 이끌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들이 시청 앞에서 연일 집회를 여는 이유 등을 파악하고 사태를 해결해 불법 현수막으로 인한 도시미관 저해 문제는 물론 집회 소음 등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상훈 지역사회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