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들어 주요 채소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예년보다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는데, 공급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쉽지 않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 표 참조
20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인천 지역 소매점(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에서 팔리는 대파 한단(800g) 가격은 3천49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 가격(2천990원)보다 17.8% 오른 것이며 전국 평균가격(3천88원)보다도 높다.
대파가격이 오른 것은 1~2월 한파로 작물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재배면적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3월 농업관측정보 자료를 보면, 이달 전국 대파 농가의 출하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9.6% 감소했다. 동시에 중국 등지에서 들여오는 수입산 대파 물량도 지난달 기준 1천682t으로 1년 전(2천621t)보다 35.8% 줄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풋고추 2490→4490원 80.3% 올라
대파 한단 한달 전 2990→3490원
일부 품목 재배 확대 소극적 '원인'
다른 채소 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천에서 팔리는 풋고추(100g) 소매가격은 지난달 2천490원에서 이달 4천490원으로 80.3%나 뛰었고, 애호박(1개) 소매가격도 같은 기간 2천690원에서 3천490원으로 약 30% 올랐다. 당근과 오이 등의 소매가격도 한 달 전과 비교해 5~10% 상승했다. 대파와 마찬가지로 예년보다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른 것이다.
특히 비닐하우스에서 기르는 고추 등은 난방비 인상으로 농가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게 가격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애호박은 한파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줄었고, 오이는 주요 생산지인 충남과 전남지역에서 인력 부족으로 재배면적이 줄어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 있다.
문제는 일부 품목의 경우 단기간에 공급이 늘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날이 풀리면서 한파 등 기상 악화로 인한 변수는 줄었지만, 농가들이 재배 면적 확대에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달 20일 대파 재배 농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6월 재배 면적 증감률은 0.4% 증가에 머물렀다. 경기(6.0%)와 강원(4.1%) 지역 농가에서 면적 증가 의향 비율이 높았지만 충청(-6.0%), 전북(-3.4%), 경북(-8.3%)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일제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대파가격은 봄대파 재배가 늘어나는 6월께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품목들은 날이 풀리면서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이상 기온과 산지 출하 조절 등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