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톱 석모도 수목원 숲 체험 영어 강사 엘리 벌린든2
석모도 수목원 숲체험 영어강사 엘리 벌린든 씨는 "한국 생활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아 가능한 한 오래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2023.3.19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인천시 강화군의 본섬 강화도에서 외포항 서측으로 난 연도교인 석모대교를 타고 들어가면 섬 한가운데 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석모리 일대 상봉산 중턱 계곡과 탐방로를 따라 약 54만㎡의 비탈에 조성된 석모도 수목원에는 장미터널, 풀무지원, 유실수원, 꽃나리원, 백가지원 등 약 1천200종의 식물 14만 본이 식재돼 있다.

석모도 수목원은 전국 수목원 중 처음으로 최근 '숲 체험 영어교실'을 열었다. 캐나다 국적의 엘리 벌린든(Elly Verlinden·26) 씨는 평일 수목원을 찾는 아이들과 함께 영어로 자연환경을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엘리 벌린든 씨는 여느 외국인 강사와 비교해도 교육 전문가로서 경험과 역량의 부족함이 없다.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지구과학(Earth and Environmental Systems)과 동아시아학(East Asian Studies)을 전공했다. 지구과학 전공자로 캐나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면서 한국 근현대사를 배웠고 한국어를 익혔다. 현재 오타와대학에서 온라인 석사과정으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한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나혜석, 신경숙 같은 인물도 알게 됐다"며 "소설 '외딴방'을 읽고 한국 산업화 시기 여공들의 삶을 조사한 보고서를 학과 과제로 제출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국 지식 풍부 애정 많은 '친한파'
대학때 '2018 한국어퀴즈대회' 우승
자이언티·BTS 공연 찾는 'K팝 팬'


이런 전문성에 더해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이 많고 애정이 큰 친한파다. 주토론토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연 '2018 토론토 한국어 퀴즈 대회'에 대학생 시절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50문제 중 2개만 틀렸을 정도로 한국을 잘 알고 있다.

캐나다에서 열린 자이언티, 혁오, 레드벨벳, 선미 공연을 관람했고 BTS 미국 공연장까지 차로 9시간을 운전해 찾아갈 정도로 케이팝(K-pop)을 좋아한다.

엘리 벌린든 씨는 2020년 2월 한국에 입국해 화성마산초, 부천상원초에서 영어 강사로 일했다. 최근 석모도 수목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강화읍에 방을 얻었다는 그는 "집 주변에 카페가 많아 좋고 집 앞 편의시설도 충분해 전혀 불편하지 않다. 또 강화도에 역사 유적과 박물관이 많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며 타지 생활 소감을 밝혔다.

석모도 수목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교안을 여러 개 마련했다는 엘리 벌린든 씨는 '액티브한 수업'에 그 방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한국 교실 수업은 정적인 게 많은데 저는 몸을 움직이는 TPR(Total Physical Response) 수업을 지향한다. 아이들이 직접 돌과 식물을 찾고, 만지고, 그것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는 숲 체험 교육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