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가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영세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비교적 냉랭하다.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로 호환이 가능했던 삼성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수단과 달리, 애플페이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이라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별도의 단말기를 구매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NFC 기술을 활용한 비접촉 결제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에 NFC 기능을 갖춘 단말기를 매장에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1대당 2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영세 소상공인들 입장에선 매출 증대 효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를 설치하는 것은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NFC방식 별도 단말기 구매 부담
불투명한 매출 증대 효과 '고심'
고령층 위주인 전통시장도 애로
수원 연무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프렌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선 선뜻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점주 입장에서는 애플페이를 이용한다고 해서 막대한 매출 증대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애플페이 결제가 안 된다고 해서 손님이 왔다가 돌아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해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도 "대학교가 근처에 있어 몇몇 학생들이 며칠 전부터 물어보긴 했다. 삼성페이처럼 기존 신용카드 리더기로 이용할 수 있다면 굳이 결제를 거부할 이유가 없겠지만 수십만원을 들여 단말기를 구매해야 한다고 하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선 도입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소비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서다.
김은문 시흥 삼미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손님들은 물론 상인들도 나이가 대부분 많기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을 시도하는 점포는 아마 한 곳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애플페이 사용량이 많아진다면 상인회 차원에서 도입을 고려해 보겠지만 현재로써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15%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애플페이 한국 상륙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예측했다. 변수는 NFC 단말기 보급일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최근 NFC 단말기 설치에 나선 프랜차이즈 또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늘어나는 추세가 두드러지는 점이 주목된다"고 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