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곳 어디 없나요…."
결혼식장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대관료 등도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청년들의 결혼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결혼식 준비에 부담이 커진 청년들을 위해 인천 한 기초의원이 인천에 '공공형 예식장'을 만들자고 제안해 눈길을 끈다.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한숨이 늘었다는 박소민(가명·29·인천 거주)씨는 "물가가 치솟으면서 웨딩홀 가격도 많이 올랐고, 식대도 최소 보증 인원이 있어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최소 보증 인원은 하객에게 식사를 제공할 최소한의 인원을 의미하는데, 신랑과 신부 측은 하객이 적더라도 웨딩홀 업체가 정한 인원 기준에 따라야 한다. 박씨는 "주말은 최소 보증 인원이 250~300명인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보증 인원이 150명인 평일 저녁으로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고 말했다.
결혼 준비회사 '듀오'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결혼 비용 보고서'를 보면 올해 평균 예식비용(결혼식장 대관, 스튜디오, 메이크업, 드레스 등)은 1천390만원으로, 지난해(1천278만원)보다 8.76% 올랐다.
고물가 결혼식장 가격 올라 부담
대관계약 '깜깜이' 비용 전부 달라
김해시 '호텔 수준에 저렴' 인기
올겨울 결혼을 앞둔 장수연(가명·35·인천 거주)씨 사정도 비슷하다. 그는 결혼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보려고 예식장 공간을 무료로 빌려주는 청와대 사랑채 대관 등을 신청했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장씨는 "결혼식장 대관 계약이 깜깜이로 진행되다 보니 사람마다 드는 비용이 전부 다르다"며 "결혼식 비용을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드레스숍 등이 웨딩 관련 온라인 카페 등에 협찬한 것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이런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인천 부평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정한솔(산곡1·2동, 청천1·2동) 의원은 최근 부평구청 여성가족과 등에 구청이 소유한 건물 중 남는 공간을 공공형 결혼식장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경남 김해시는 지난 2020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공형 예식장 '비즈컨벤션' 운영을 시작했다.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5층 공간을 리모델링해 호텔 수준의 예식장을 마련했다. 200만원 정도면 결혼식장 대관, 예식, 사진 촬영, 메이크업 등 웨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 의원은 "김해시 사례처럼 인천에도 공공형 예식장을 마련해 청년과 취약계층에게 제공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조만간 구정 질의에서 한 번 더 제안할 예정이고, 인천시에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혼은 출생률과도 연관이 있는 만큼 긍정적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