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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2021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던 매매와 분양가의 가격 편차가 2022년에는 크게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원인은 금리 충격으로 매매가가 조정 받는 동안 자잿값 등의 시중 물가를 반영한 분양가는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2022년 조사된 전국과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각각 1천521만원, 3천474만원을 나타낸 반면 평균 아파트 시세는 전국이 2천161만원, 서울이 4천184만원으로 조사됐다.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전국은 640만원, 서울은 71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반면 2021년에는 시세와 비교한 분양가 격차가 전국은 910만원, 서울은 1천462만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바 있다. 이처럼 분양가와 시세와의 편차가 과거보다 큰 폭으로 좁혀지면서 분양으로 쏠렸던 무주택 실수요자층이 매매(급매물)와 분양 사이에서 내 집 마련 고민을 키울 전망이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분양가 통제는 분양 시장으로의 수요 쏠림을 유발한다. 지난 정부는 2017년 8·2대책을 발표하며 고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고 판단, 적극적인 분양가 관리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이후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지자체의 승인 권한을 통해 분양가 통제에 나섰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시세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분양가를 제한하면서 급기야 2019년부터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매매가와 분양가의 편차가 벌어졌다. 즉 주택 시장은 일반적인 재화시장과 다르게 새 집이 헌 집 보다 크게 저렴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작년 분양가·시세 격차 크게 좁혀져
무주택 실수요자층의 고민 커질듯


서울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6년에는 분양가가 시세 대비 3.3㎡당 144만원 비쌌던 반면, 2017년부터는 90만원 더 저렴해졌다. 이후의 편차(분양가-시세)는 ▲2018년(-14만원) ▲2019년(-513만원) ▲2020년(-1천50만원) ▲2021년(-1천462만원) 등으로 꾸준히 벌어졌다. 예를 들어 국민평형인 전용 85㎡ 기준으로 해석하면 서울은 2021년 당시에 시세와 비교한 분양가 수준이 3억~5억원 더 저렴했다는 의미다. 당시 청약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차익이 발생하면서 '로또 분양'이 트렌드로 굳어졌다. 분양가 매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무주택 수요층이 쏠리며 청약경쟁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시세와 분양가의 편차가 가장 크게 나타난 서울의 경우 2021년에는 역대 최고경쟁률인 평균 164대 1을 기록했다. 다만 2022년에 정권이 바뀌고 기본형건축비의 조정 등에 따라 분양가 규제 강도가 낮아지면서 서울의 분양가가 시세대비 3.3㎡당 710만원 저렴한 수준으로 좁혀졌고 2022년 서울의 청약경쟁률도 10.9대 1로 축소됐다. 다만 여전히 서울 지역은 공급량이 부족한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올해는 평균 57대 1 수준으로 다시금 경쟁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시세 보다 낮은 분양가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요를 넘어서는 초과공급이 이어져야 하지만, 오히려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인해 도심 내 재개발,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이 위축돼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서울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반토막(-48.7%) 수준으로 줄었다. 주택 수급문제는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운 과제인 만큼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물가 상승·시공사 갈등 등 여파로
공사지연 인하될 가능성 매우 낮아
'가성비 좋은 물건' 경쟁 치열 전망


최근 정부가 1·3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4개구(강남3구,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민간택지 분양가 자율화 지역으로 변경됐고, 물가상승(건축비, 인건비, 물류비, 금융비용 등),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갈등, 안전 문제 등에 따른 공사 지연으로 향후에도 분양가가 인하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분양에 의한 청약 당첨은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 외에도 여러 장점(2~3년 뒤 신축단지, 계약금 등의 분할 납부, 최신 시스템 및 보안 적용,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등)이 크다. 현재 지방 등 일부 지역은 청약이 미달되거나 미분양 증가로 분양 시기를 조절하는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과 부산 등의 핵심지에서의 가성비 높은 물건(급매물, 신축 분양 등)에 대한 선점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