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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지 않는 것도 자원봉사?'

하남시자원봉사센터가 진행 중인 비대면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때아닌 봉사시간 남발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봉사 여부와 상관없이 지정된 날에 특정 음식물을 먹지 않으면 손쉽게 자원봉사시간을 인정해 주는 등 '봉사'로 볼 수 없는 활동을 봉사로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 SNS 올리면 1시간
지역화폐·주차할인 등 혜택
부적절 지적에 "확대 보류"


23일 하남시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지난해부터 '위드 코로나시대'를 맞아 시간·장소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비대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고기 없는 월요일'이다. 월요일에 고기를 먹지 않은 사진을 찍어 SNS에 인증받으면 1회당 1시간의 자원봉사 시간을 횟수에 상관없이 받게 된다.

자원봉사시간은 마일리지로 적립돼 '지역화폐'로도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이들 프로그램을 단 7회 운영했는데, 많을 때는 3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기도 했다.
 

센터는 참여율을 높인다면서 월요일만 인정되던 탄소 중립 관련 '고기 없는 월요일' 프로그램을 요일 제한 없이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인데, 일각에선 자원봉사 시간 남발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선미(국·가선거구) 하남시의원은 "자원봉사 시간은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 하지만 하남시자원봉사센터는 월요일에 고기만 먹지 않으면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해주고, 더 나아가 앞으론 월요일 제한까지 없애기로 하는 등 자원봉사 시간을 너무 쉽게 인정해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중앙자원봉사센터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는 지침이 내려와 고기를 굽지 않으면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며 "하지만 시의회와 내부에서 확대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내부적으로 확대 운영 계획은 보류하고 운영방식을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