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났던 양동근 선수같이 되고 싶습니다."
분당경영고의 제60회 춘계 전국 남녀중고 농구연맹전 여고부 우승을 이끈 정채원(2학년)의 롤모델은 남자 선수다. 으레 여자부 선수들이 동성의 선배 선수를 꼽는 것과 달리 정채원은 "양동근 선수는 수비도 잘하고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도 정말 좋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농구선수로서 성별을 가리지 않고 뚜렷한 지향점을 가진 정채원은 지난 22일 전남 해남군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60회 춘계 남녀중고 농구연맹전 여자 고등부 결승전에서 팀 내 최다인 21점을 넣으며 전통의 강호 광주 수피아여고를 66-63으로 물리치는 데 크게 역할을 했다. 이번 춘계 남녀중고 농구연맹전에서 여고부 득점상, 수비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채원은 자신의 이름을 고교 농구계에 널리 알렸다.
득점·수비·최우수상 수상 '신성'
"선수들 많아져 체력 부담 덜어
호흡 맞춰가는데 조금씩 좋아져"
프로농구 선수였던 정종선의 딸인 정채원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농구와 가까워졌다. 그는 "농구는 승부를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른 스포츠"라며 "경기에서 이겼을 때 성취감이 너무 좋다"고 농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분당경영고는 지난해 선수가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수의 신입생이 들어와 경기 운영에 숨통이 트이며 시즌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번 춘계 남녀중고 연맹전도 9명의 선수로 대회에 참가했다. 팀 사정이 나아진 점에 대해 정채원은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선수가 많아져 체력적으로도 부담을 덜었다"고 설명했다.
빠른 공격을 해야 하는 가드 포지션을 소화하는 정채원에게 팀원들과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은 경기 승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는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첫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정채원은 202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대회도 모두가 다 같이 열심히 한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정채원은 여자농구의 미래를 밝히는 선수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도 코트에서 열정을 태운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