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불허 판정을 받은 외국인 2명이 외곽 울타리를 넘어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실탄 2발이 발견되는 등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입국 불허에 창문 깨고 활주로 도망
울타리 센서 경보 울려도 막지 못해
최근 실탄 2발 발견 이어 '도마 위'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0분께 인천공항 제4활주로 북측에서 카자흐스탄인 A(21)씨와 B(18)씨가 무단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지난 24일 법무부로부터 입국 불허 판정을 받았다.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게 입국 불허 사유였다. 26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대기실에서 송환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던 이들은 1층 게이트 창문을 깨고 활주로 지역으로 도망갔다.

이들이 넘은 울타리는 초소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지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 외곽 울타리 경계벽 위에는 철조망이 설치돼 있고, 적외선 감시 장비와 경비센서 등 첨단 보안 시스템도 작동 중이었다.

이들이 울타리를 넘는 과정에서 경비 센서가 작동해 경보가 울렸으나, 밀입국을 막지 못했다. 공항 보안요원, 경찰, 군 등은 밀입국 외국인들의 도주 경로 등을 추적하고 있지만,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까지 검거하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내 보안·순찰 등을 강화했다.

지난 10일에는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가려던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실탄 2발이 발견돼 인천공항 보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실탄은 미국인 남성이 미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인천공항 보안검색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인천공항발 항공기에서 실탄이 발견된 데 이어, 외국인 밀입국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인천공항 보안에 대한 불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외국인이 법무부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밀입국을 시도한 것"이라며 앞서 발생한 실탄 발견 사건과 연계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