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 보다 정치적 해석 충돌 불가피
朴·文 정권 거치며 사회 곳곳에
정치 양극화 핏줄처럼 뻗어있어
당시 국민 여론은 검수완박법안 통과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더라도 검사의 수사권한을 지나칠 정도로 차단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와 날치기 통과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내용에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법안 통과에 매달리는 모습에 신뢰가 가지 않아서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2022년 5월 3~4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명 유선 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1.3%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 중에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범죄를 제외하고 부패, 경제범죄 수사권만 남기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잘된 일인지 아니면 잘못된 일인지' 물어보았다. 검찰청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잘된 일'이라는 의견은 36%, 국회 통과가 '잘못된 일'이라는 답변은 47%로 11%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법안이 통과되어 법이 되었던 지난해 5월 시점에도 여론은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다.
어쨌거나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결과가 나왔지만 앞으로 더 큰 파장을 예상하고 있다. 왜냐하면 헌재의 결정을 법으로 이해하기보다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판결에서 헌법재판관은 모두 9명이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해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6개의 판결 항목(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의 가결 선포 행위 및 법무부와 검찰의 '검수완박' 권한 쟁의에 대한 각각 권한 침해 확인 청구와 무효 확인 청구 건)이 있고 그 중에서 단 하나를 제외하고 기각 내지 각하로 의견이 동일했다. 이미선 재판관이 '법사위원장 가결 선포 행위'의 권한 침해 청구 건에 대해서만 '인용'을 선택했다. 반대로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4명의 재판관은 6개의 항목에 대해 모두 '인용'으로 판결 의견이 동일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여당 인사들은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이 친민주당 성향의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해 이번 판결에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관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민주당 추천 인사들로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김명수 대법원장과 관련 있는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라며 맹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중요한건 이념 떠나 부끄럼없이
행동해야 사법계 신뢰 회복 가능
사법부의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 박근혜와 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정치 양극화가 핏줄처럼 뻗어나가 있다는 의심을 감추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이념을 떠나 국민들 앞에 부끄럼 없는 행동을 해야 사법계의 신뢰도 회복 가능하다. 그나저나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로 대한민국이 더 두 동강 나는 소리가 들린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