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가 각종 시정 민원에 대한 24시간 답변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구축한 인공지능(AI) 상담사 챗봇 서비스 '하남챗봇'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I 운영 조건의 필수인 '자연어 처리기능'이 빠진 채 구축돼 검색 편리성 부족으로 민원인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2021년 12월 사업비 2천여만원을 들여 기업용 메신저에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일상 언어로 사람과 대화하듯 해답을 제공하는 대화형 메신저 하남챗봇을 구축했다.
하남챗봇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등록하면 바로 이용 가능하다. 채팅창 하단에 자유롭게 질문을 입력하거나 채팅창에서 메뉴를 선택하면 관련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시는 AI 기반의 대화형 메신저 서비스 구축으로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분야별 행정정보 열람, 체육시설 예약, 코로나19 안내 등의 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시는 구축비와 별개로 매년 600만원의 운영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市, 인공지능 기반 메신저 구축
자연어처리기능 빠져 검색 한계
年600만원들여 고작 月100명 이용
하지만 시민들 반응은 냉담하다.
복잡한 질문에 응답할 수 있고 자기학습도 가능한 'AI형 챗봇'이 아닌 미리 정해 놓은 단어에 따라 정해진 답만 내놓는 '시나리오형 챗봇'으로 운영되다보니 검색의 한계성으로 시민들의 사용빈도가 적다. 민원·행정·복지 등 항목별 정해진 질문 답변은 5~6개다. 심지어 문장 자체가 검색되지 않아 도입 2년 차에도 월평균 이용자는 100명 이하에 그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입 시기가 얼마 안 돼 실제 인공지능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기능' 구축 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검색 기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