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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은 29일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 연구팀(제1저자 한림대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김환익 교수)이 스마트폰으로 소변 소리를 분석해 소변량을 자동 측정하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그 유용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 비뇨기계는 소변을 통해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수분과 염분의 비율을 조절하는 '하수처리장'의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매일 일정량의 소변을 배출해 신체를 정화하게끔 이뤄져 있는데 비뇨기계에 기능적인 이상이 발생하면 소변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거나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소변량의 변화를 통해서 찾아낼 수 있는 질환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만 환자수가 135만 명에 달하는 전립선비대증(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콩팥(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의 대표적 증상이 소변량 감소다. 소변량이 급격히 증가할 때는 방광, 전립샘 등의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변량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계량할 수 있는 용기를 항상 휴대하거나, 가정에 고가의 의료용 소변 패턴 측정 기구를 설치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들이 요구된다. 따라서 환자 대부분이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해 자신의 소변량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적기에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문제가 된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배뇨 시 소변이 물 표면에 닿을 때 발생하는 소리를 분석해 총 배뇨량을 계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소변이 배출되는 강도가 방광의 배뇨압, 즉 시간 당 요도를 통과하는 소변의 유량에 의해 발생하는 압력에 비례한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의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해 57명의 환자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실시, 배뇨 전 실시한 초음파 검사에서 측정한 방광 내 소변량과 배뇨 시 소리 분석 알고리즘에 따른 측정값 245개를 교차 비교했다. 그 결과 두 방식의 차이는 평균 16cc로, 성인 남성의 배뇨량이 200cc를 전후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개발된 음향 분석법의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알고리즘의 높은 정확도 측면에서 의미가 깊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음향 기반 측정법 분야에서 표준이 될 수 있는 초음파 활용 연구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상철 교수는 "환자 입장에서는 사적인 공간에서 배뇨량을 확인할 수 있어 검사실에서 배뇨를 해야 하는 정신적 부담감과 이로 인한 측정 오류를 줄일 수 있다"며 "환자의 자가 진단은 물론, 의료진도 환자의 배뇨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판단해 맞춤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며 "건강한 사람부터 배뇨 장애가 있는 환자까지 더욱 많은 표본을 통해 해당 기술을 검증 및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고, 세계적 비뇨의학 저널 'World Journal of U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