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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BO 리그에 입성한 수원 'kt wiz'는 예상대로 꼴찌에 머물렀다. 시즌 성적 51승 91패, 승률 0.364. 신생팀의 한계를 드러내며 대량 실점에 빈공으로 초반에 무너지는 게임이 많았다. 상위 팀들은 kt 전에 1·2선발 투수를 차례로 올리는 등 승수 챙기기 제물로 삼았다. 3년 차인 2017년 시즌이 최악이었다. 50승 94패, 승률 0.347에 머물며 최다 패 신기록을 썼다. 패하는 날이 많아지고 젊은 유망주들을 타 구단에 넘기면서 팬심이 차갑게 식었다. SNS 커뮤니티에선 'kt 호구스'란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통했다.

성적이 바닥인 와중에 불미스런 사고와 악재가 잇따랐다. 2016년 시즌 중에 구단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가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돼 야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사건 당일도 경기 출전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주전 선수가 음주 운전하다 적발되고, 분을 참지 못해 배트를 내던지는 등 사고와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마법사들은 어린 동심(童心)도 멍들게 했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경기에서 8년 연속 패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잔칫날에 원정경기는 물론 홈구장에서도 대패해 어린이 팬들을 울렸다. 박병호 선수를 영입한 지난해 지긋지긋한 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wiz가 창단 10년을 맞았다. 처음 5년은 동네북 신세로 고전했으나 2020년 창단 첫 가을 야구 무대에 진출했다. 2019년 잠수함 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면서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2021 시즌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BO 리그 진입 7시즌 만으로, 신생팀들 가운데 최단 기간 우승이다.

kt wiz가 이번 주말 홈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만나 2023시즌에 돌입한다. 투·타 전력이 안정적인 데다 새 용병 좌완 벤자민의 가세로 선발진이 두터워졌다는 평이다. 오른손 타자 알포드에, 기량을 되찾은 강백호가 버티는 타선도 믿음직해 4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기대된다.

kt가 둥지를 틀면서 수원은 프로스포츠의 중심 도시가 됐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경기를 연중 관람할 수 있다. 열정의 10대가 된 kt wiz가 명문구단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