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립극단 제8대 예술감독을 맡은 이성열입니다. 저를 이곳에 이렇게 불러주셔서 대단히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 있는 동안에 우리 인천 시민들과 함께 모두가 즐겁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겠습니다."
최근 임명장을 받은 이성열 신임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겸 상임연출이 인천시민께 건네는 공식 인사다.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서 그의 공식 임기는 6월부터다. 아직 공식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단원들과 면담을 진행 중인 그를 만났다.
인천시립극단 단원의 첫인상에 대한 질문에 이성열 예술감독은 "시립극단에 대한 애착이나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높아 놀라웠다. 또 정체되지 않으려고 고민하고 자성하는 경계심도 있었다"면서 "앞으로의 작품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위촉장을 받는 자리에서 그는 연극을 '문화의 빵'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감독은 "평소 말해오던 연극에 대한 지론 같은 것"이라며 "이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 극단의 예술감독 직을 맡게 됐으니, 성경에 나오는 '만나'처럼 모두가 먹는 일용할 양식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다시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또 하나의 지론도 이야기했다. 극단은 '밭'이라는 것이다. 밭에서는 자신이 열심히 땀을 흘린 만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극단이라는 밭에서 상추도 심고, 배추도 심고 노력하고 땀 흘리는 만큼 농부는 많이 캐갈 수 있겠지만, 일하지 않은 사람, 부재지주는 가져갈 것이 없겠죠."
"단원들 자부심 대단"… 6월부터 임기
"연극은 문화의 빵… 모두의 양식돼야"
"관문도시 인천, 국제적인 것 가능해"
이성열 예술감독은 지방 생활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의 일터인 연극 현장도 주로 서울이었다.
그는 '인천'을 시도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더 보편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싶다"고 했다. 왜냐하면 "인천은 서울과 가까운데 인천을 강조하기보다 서울을 아우를 수 있는 '트렌드'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인천사람의 취향이나 입맛이 '서울사람'과 다르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인천 것을 너무 추구하다 보면 다수의 입맛에서 멀어질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유명한 음식점은 가면 다 모두가 좋아하는 맛인데, 일부만 좋아하는 맛으로 망하는 식당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고 "사람들이 대기업의 전자제품을 '브랜드'만 보고 사는 것처럼 인천시립극단의 작품도 보편적인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주를 대표하는 '황남빵'처럼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듯 "지역을 대표하는 작품을 만드는 시도도 소중하고, 연구해서 키워가야 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전통적인 '로컬리티'에 집중하기 보다 "더 미래적인 것으로 현재의 관객에게 '소구력'을 지니는 쪽으로 개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인천이 "국제관문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것을 찾아보면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인천시립극단이 시민 여러분의 사랑을 받고 또 우리 시민 여러분들이 인천시립극단을 사랑하고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만남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