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중구·동구 일원에서 추진하는 교통망 구축계획이 사업성을 확보해 현실화하려면, 인천 내항 재개발과 구도심 재생사업을 중심축으로 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뒷받침해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의 구조가 짜였다.
교통 인프라 구축사업은 인구와 교통량 등 수요 확보가 필수다. 중구·동구 구도심 지역은 인구 유입과 유동인구가 적고, 지역 전반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에 교통망 구축사업의 타당성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제물포 르네상스 같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통한 수요 확보가 필요하다.
거꾸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구도심 활성화의 핵심 사업이 되려면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경제성을 확보하고 파급효과를 키워야 하는 과제가 있다. 구도심 교통망과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필요충분조건으로 엮이는 모양새다.
철도분야 사업 모두 '경제성 부족'
연내 마무리 '제물포'와 연계 필요
"정부·市계획 반영 우선 목표로"
인천시는 최근 '제물포 르네상스 교통망 구축계획'(4월3일자 1면 보도=중·동구 철도·도로망 확충… '제물포 르네상스' 밑그림)을 발표하고 광역·도시철도와 도로 등 총 11개 교통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의 예상사업비 규모는 총 18조1천억원이다. 인천시 계획은 새로 기획한 교통망 구축사업보단 기존 중구·동구 일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명확하게 연계하는 내용이다.
주요 사업은 철도분야에서 월판선(송도~연수~월곶~판교) 인천역 연장, 제2공항철도 건설, 경인전철 지하화, 인천도시철도 순환 3호선 건설, 부평연안부두선(트램) 등이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인천시 자체 분석 결과 현재 사업 타당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월판선 인천역 연장은 인천시가 최근 마무리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고, 제2공항철도는 2021년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반영되지 못해 사업을 재기획하고 있다. 경인전철 지하화는 정부가, 인천 순환 3호선은 인천시가 각각 사업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사업이 사전 조사 단계에서 일정 기준 이상 경제성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 추진과 사업비 확보 근거인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 또는 '인천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 수 없어 시작 자체가 어렵다.
인천시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구체화하는 시점에서 중구·동구 일원 교통망 구축사업의 사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는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인 '제물포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최근 착수한 상태로, 교통망 구축사업의 경제성 향상 방안은 안갯속에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조차 아직 경제성이 확보된 상황은 아니다. 인천항만공사가 총 5천563억원을 투입해 내항 1·8부두 일원 42만9천㎡를 개발하는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1 이상'이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예타 조사 신청을 위한 국토교통부 투자심의위원회 단계에서 탈락한 부평연안부두선 구축사업은 내항 재개발 사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탈락 사유였다.
인천시 교통국 관계자는 "교통 인프라 구축은 장기간 추진해야 하는 사업으로, 현시점에서 사업성 확보가 불투명하더라도 선제적으로 계획을 마련해야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현실화하는 시점에서 함께 추진할 수 있다"며 "사업 추진 전제 조건인 정부 계획과 인천시 계획 반영을 우선 목표로 사업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