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드라쓰부이쪠(Здравствуйте, 안녕하세요)."
4일 오후 3시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인천문남초등학교 음악실에선 생소한 러시아어가 들려왔다. 이곳에 모여 수업을 듣던 이들은 다름 아닌 인천지역 초·중등학교 교사들이다. 인천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러시아권 아이가 많아지자 교사들이 직접 러시아어 배우기에 나섰다.
인천문남초에 초·중등 교사들 수강
러시아어 배우기… 함박마을 인접
인천문남초 교사들은 2020년부터 동아리를 꾸려 러시아어를 공부했다. 인천문남초는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다. 고려인 등 러시아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연수구 함박마을과 가깝다.
그래서 올해에도 전체 학생 중 58% 정도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천문남초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학생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쓴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한국에 중도 입국한 중국이나 베트남 출신 아이들보다 한국어가 서툴러 수업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교우 관계 등 학교 적응도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 인천문남초 다문화 부장을 맡은 김동순 교사는 "아이들에게 간단한 칭찬을 건네려고 해도 러시아어가 가능한 보조교사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담임교사가 학생들과 관계 형성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인천문남초 교사들은 인터넷 강의를 찾아보면서 독학으로 러시아어를 배웠고, 학교에 배정받는 신규 교사에게도 매주 한 차례 러시아어를 가르쳐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인천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인천 내 다른 학교 교사들에게도 러시아어를 알려주고 있다. 김동순 교사는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러시아어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학생 중 58% 다문화 가정"
작년 1만899명… 올해도 증가세
인천시교육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 8천852명이던 인천지역 다문화 학생은 지난해 1만899명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올해에는 국내 입국자 등이 늘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도 더 많아졌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 설명이다.
인천시교육청 세계시민교육과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도록 교사들을 대상으로 아랍어 등 각국 언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