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기의 성장보다 허훈의 부재가 더 컸다'.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의 2022~2023시즌을 압축하자면 그렇다.

KT는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후 두 번째로 맞았던 정규시즌에서 21승 33패로 10개 팀 중 8위에 오르며 부진했다. 2021~2022시즌에 37승 17패로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던 KT 소닉붐은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프로농구 정규시즌 21승 33패
2년차 하윤기 성장 유일한 위안


KT는 결과적으로 군 복무를 위해 상무로 떠난 허훈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실패했다. 정성우가 경기 당 평균 9.9점을 넣으며 고군분투했지만, 허훈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지는 못했다.

또 외국인 선수가 시즌 도중 교체되며 안정적인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KT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제이 아노시케와 랜드리 은노코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두 선수 모두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재로드 존스와 레스터 프로스퍼가 팀에 합류해 시즌 마지막까지 국내 선수들과 함께했다.

KT는 시즌 중에 아시아쿼터 제도로 필리핀 출신의 션 데이브 일데폰소도 영입했지만, 국내 선수들과 합을 맞추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시즌 프로 2년 차인 하윤기가 성장해 팀의 주축이 됐다는 점은 KT가 거둔 수확이다. 하윤기는 경기당 평균 15.3점에 6.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2022~2023시즌 기량 발전상을 수상했다. 2021~2022시즌에 경기당 평균 7.5점을 넣은 것과 비교하면 득점력이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골밑을 지배하는 것을 넘어 중거리 슛까지 장착한 하윤기는 차기 KT의 기둥이 될 재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손대범 KBS N 농구 해설위원은 "허훈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KT가 플레이오프에 갈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손 해설위원은 "하윤기 선수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색깔 없는 국내 선수들이 많았던 것 같다. 선수들의 색깔을 잘 끌어냈어야 했는데 KT가 시즌 내내 정체성을 못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