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한 정책을 보면 다음과 같다. 2025년부터는 초·중·고 코딩교육 필수화와 정보교육 수업 시수를 2배씩 늘려서 편성할 계획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게 되어 있다. 또한 'AI 선도학교'를 2천여 개로, 'AI 융합교육 중심고'는 180곳으로 확대하기로 하였지만 'AI 선도학교'의 경우에는 인프라 구성이나 콘텐츠, 기자재 부족과 실제 SW나 코딩중심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AI 교육 중심고'의 경우에도 상황은 다를 바가 없어서 지역사회나 학교는 선정 되는 것을 반기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반대라는 것이다. 즉, 재학생들이 AI 선도학교에 다니면서도 관련 수업 이수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은 AI 교과목을 가르치는 전문 교원의 부재와 AI 교과목이 수능교과가 아니므로 결국 학생들은 대학입시를 위해서는 일반 교과목을 선택하는 것이다.
수업 시수 초·중·고 일괄 증가땐
교사 '번아웃' 전문교원 확보 절실
미래 일자리 위해 양성교육 우선
민·관·산·학 연계 로드맵 꼭 필요
차별없는 교육 이룰 가장쉬운 도구
이러한 상황을 근거로 교육 현장에서 바라는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한 고려사항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관련 수업의 시수가 초·중·고에서 일괄적으로 증가될 경우 전문적인 교원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현재 정보교사의 배치를 살펴보면 1명의 교사가 1개의 학교에만 전담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3~4개의 인근 학교를 순회하면서 가르치거나 기간제 교사가 교육을 맡고 있는 경우도 다수이므로 시수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기존의 교사는 번아웃에 시달리게 된다. 교원양성체계의 관점에서 보면 IT 관련 전공자를 배출하고 실제로 학교에 투입될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는 데까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한데 이것이 기존의 대학 교육과정에서 미흡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교원 확보가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 3월23일자 교육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AIEDAP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800명 규모의 AI, 디지털 교육을 선도하는 예비·현직 전문가 교원 양성을 추진 예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전문 교원 수의 증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양성된 후에 교육 현장에 바로 투입이 되고, 교육적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둘째,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청소년들이 기초적인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미래의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양성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국제적으로 EU나 미국에서도 정보화 교육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개발자의 수요는 급증하였지만, 이들이 정작 취업을 할 곳과는 매칭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른바 개발자 쇼티지(Developer Shortage)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 것 뿐만이 아니라 기업과의 민-관-산-학 연계가 진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좀 더 거시적인 로드맵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가 인재양성의 관점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은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은 결국 세대 간의 디지털 역량의 격차를 완화할 수 있고 다문화가정, 특수교육 대상자나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있어서 공교육의 궁극적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차별 없는 교육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도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생애초기 투자는 이후 사회적 비용을 드라마틱하게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중등교육에서의 디지털 인재 양성 교육과정을 정교화하는 것이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정명규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