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점박이물범과 저어새 등 인천 깃대종(지역 대표 동식물) 보호를 위해 서식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추진 중인 백령공항의 개항 이후엔 항공기 소음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1년여간 진행한 '인천시 깃대종 서식지 조사 및 보전대책 수립 용역'(2022년 2월21일자 3면 보도=인천시 '대표생물 5종' 우리와 공존할 수 있을까)을 최근 마무리했다.
깃대종은 지역 생태계 대표 생물종을 의미하는데, 인천의 경우 점박이물범·저어새·금개구리·흰발농게·대청부채가 포함된다.
저어새·금개구리·흰발농게 등 대상
市, 위해요소 없애는 보전대책 용역
이번 용역은 깃대종 서식지를 파악하고, 위해 요소를 없애는 등 관리·활용 방안을 담은 보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용역에서 제시된 깃대종 보전 활용 방안을 살펴보면,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해양생물 포획·채취 행위 등이 제한된다.
또 정부와 지자체가 해양생물 서식 실태·현황 등을 파악해 보호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예산 지원이 가능해 지정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점박이물범 보호 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
용역엔 백령공항 건설사업 준공 이후 점박이물범 서식지에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하는 소음이 점박이물범 군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백령공항 건설사업은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일원 25만4천㎡ 부지에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길이 1.2㎞, 너비 30m 활주로와 여객터미널을 만드는 내용으로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백령공항 건설에 필요한 행정 절차 중 하나로 주변 지역 보호 방안 등을 수립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되는데, 점박이물범 서식지에 미칠 소음 피해 등도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환경부는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해 작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법정보호종 조사, 항공기 소음 영향, 자연환경 보전 가치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반려하기도 했다.
인천지역 금개구리 보호를 위해서는 주요 서식지인 서구 연희공원 주변 논 경작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저어새가 번식하는 남동유수지 일대는 너구리 등 천적 육상 동물의 접근을 막도록 퇴치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대청부채 서식지는 생태계 교란 식물 제거와 함께 증식에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백령도 해역 보호구역 지정 내용
너구리 퇴치 시스템 설치 등 포함
인천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깃대종 위해 요소를 없애고 일부를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보전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깃대종 보호를 위해 단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인천시가 자체적으로 서식지를 보전할 수 있는 중점관리구역 지정 이후 법정보호구역 지정 건의 등 필요한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