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역전 근린공원 북측 부지 재정비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전임시장 흔적 지우기란 해석이 나온다.
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의정부역 센트럴파크 조성사업 설계용역'에 착수, 올 11월까지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역전 근린공원 북측부지(약 1만1천㎡)에 대한 청사진을 그린다.
안중근 동상·베를린 장벽 등 다양
통일성 없고 산발적 정리필요 취지
대다수 안병용 前시장 재임시 설치
착수 보고회서 사업방향 의견 분분
현재 역전 근린공원 북측부지에는 안중근 동상, 베를린 장벽, 한·미 우호기념탑, 시 승격 50주년 기념탑 등 다양한 조형물이 위치해 있다.
조형물 하나하나 모두 의미가 크지만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없고 산발적으로 분포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시는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또 공간에 비해 많은 시설물이 있어 시민들의 휴식을 방해한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됐다.
시는 각 조형물의 의미와 위치적 특성 등을 고려해 이전 또는 존치, 철거 등을 결정하고 이르면 내년 공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대다수 조형물이 전임 안병용 시장 재임 당시 설치된 것이어서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 사업으로 보고 있다.
안중근 동상은 안 전 시장이 중국 민간 공공외교·대외정책 연구기관인 차하얼학회와 협업해 2017년 들였고, 베를린 장벽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취지로 독일 정부로부터 기증받아 2014년 설치했다. 한·미 우호기념탑은 미2사단 창설 100주년을 기념해 2017년 세운 것으로 오는 2117년 개봉하기로 한 타임캡슐도 함께 묻혔다.
손과 손이 맞잡는 형상의 시 승격 50주년 기념탑은 2013년 만들어졌다. 안 전 시장은 역전 근린공원을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역사문화 테마공원으로 소개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시는 지난 5일 김동근 시장의 주재로 착수보고회를 열어 시의원, 전문가, 관련 부서 공무원의 의견을 들었는데 해당 사업의 방향과 내용을 두고 참석자 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어떤 조형물도 어떻게 하겠다 결정한 바 없다. 철거 없이 공원 내에서 위치나 방향만 조정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의 역전 근린공원이 시민이 이용하기에 편한지, 시정 목표인 걷기 좋은 도시에 부합하는지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정치적 해석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