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맞닿아 있는 3기 신도시인 경기 부천 대장지구와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의 투자유치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착공한 계양테크노밸리는 현재 투자유치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부천 대장지구의 경우 최근 SK그룹이 'SK그린테크노캠퍼스'(가칭) 조성계획을 발표하면서 앵커 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부천 대장지구를 지나는 대장홍대선(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부천 대장신도시) 철도 계획이 투자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져 3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철도망 구축계획이 없는 계양테크노밸리 투자유치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 SK그룹 등 앵커기업 '둥지'
TF팀 활동에도 성과못내 대조


9일 부천시에 따르면 SK그룹은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부천 대장지구 내 도시첨단산업단지 13만7천㎡ 부지에 연면적 40만㎡ 규모의 SK그린테크노캠퍼스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C, SK머티얼즈, SK E&S 등 7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부천 대장지구를 서울 마곡과 같은 첨단산업 거점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게 부천시 구상이다.

SK는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SK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 입지를 물색했으며 부천시와의 협의 끝에 서울과 이어지는 철도 등 교통 편의성이 우수한 대장지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천시 관계자는 "SK가 부천과 성남 등 수도권 여러 지역을 저울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장지구를 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2030년 개통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대장홍대선 철도망 구축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 대장지구와 맞닿아 있는 계양테크노밸리에도 판교의 1.7배 넓이인 71만여㎡ 규모의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SK가 들어오는 부천 대장지구 첨단산업단지(56만㎡)보다 규모가 크다. 계양테크노밸리 개발사업을 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시는 투자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철도가 지나가지 않는 계양테크노밸리는 인접해 있는 대장지구와 비교해 투자유치에 크게 불리한 조건"이라며 "투자유치와 관련해 부천 쏠림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다른 3기 신도시엔 계획 있는데
SBRT 추진… 효과 의문제기도


정부는 계양테크노밸리를 포함해 전국 6개 지역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해 개발하고 있다. 이 중 계양테크노밸리를 제외한 5곳에는 광역철도망 구축계획이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이 지나간다. 부천 대장지구(대장홍대선)를 비롯해 하남 교산(송파~하남 간 도시철도 건설), 남양주 왕숙2(별내선 연장), 고양 창릉(GTX A노선)도 철도망 구축계획이 있다.

계양테크노밸리는 철도가 아닌 S-BRT(간선급행버스체계)가 주요 광역교통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서울 9호선이나 대장홍대선을 계양테크노밸리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구을) 의원 등이 주최한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성공과 인천 철도 주권 확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효기 인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BRT는 광역버스와 큰 차이가 없고 성공한 사례도 없다"며 "BRT를 중심으로 광역교통 대책을 세우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호·이상훈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