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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3.4.1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의정부갑) 의원이 22대 총선을 1년 남겨둔 10일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영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긴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소방시설법 전부개정, 화재예방법·화재조사법 제정, 소방관 공상추재법 개정 등의 성과를 언급하고 "현장에서 느껴왔던 재난안전 환경의 한계와 그 변화를 위해 직접 법과 제도를 바꿔 나갈 수 있었던 제 삶에 가장 큰 영광된 시간이었다"며 "의정부 시민 여러분이 그리고 정치가 제게 기회를 줌으로써 이룰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입법 활동이 선제적 예방이 아닌 후속 대책을 세울 수 밖에 없었던 데서 한계를 느꼈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순직한 소방관의 이름을 연호하고, "제 마음속에 비석을 세운 순직한 소방관들"이라며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많은 노력과 변화에도 한발 늦는 현실의 한계 앞에 주저 앉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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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2023.4.10 /연합뉴스

순직소방관 이름 연호하며 "현실의 한계 앞에 주저앉는다"
"부족함 인정, 내려놓을 용기" 강조하며 정치적 이익 선 그어

특히 지난 3월9일 전북 김제에서 만 29세 소방관의 순직에서 정치인의 길을 계속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했다.

오 의원은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날에는 동료들의 가슴 아픈 희생 소식 뒤에도 그 사명을 같은 현장에서 이어가는 것으로 비통함을 달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저는 소방 동료들의 희생과 그들이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온 이 사회의 우리 국민들의 인명 피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에 있다. 그렇기에 저는 이제 저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낸다"고 말했다.

또 "재난으로 인한 비극을 더욱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제가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 놓는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에서 도전하는 정치신인과의 역학 관계가 불출마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관계 없다. 정치적 이익이나 다른 상황이 전혀 연관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오 의원은 정치개혁에 대해 "책임져야 할 이가 책임지지 않고 잘못한 이가 사과하지 않아 오로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 사회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진정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걱정한다면 이제 그만 손에 든 칼을 내려놓으시길 바란다. 전 정권을 겨냥한 냉혹한 수사의 칼날이 결코 성공한 대통령·성공한 정부의 요건이 될 수는 없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김연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