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못한데, 선진시설 견학?"
지난달 말 해외 선진소각시설 견학을 위해 유럽을 다녀온 김경일 파주시장이 "유럽 소각장이 우리나라보다 못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선진시설 견학은 명분이고 외유성에 측근들을 위한 보은 여행이란 지적(4월6일자 1면 보도=선거 도운 사람들과 해외 견학… 김경일 파주시장 '보은성 출장')까지 받았는데, 이후 발언마저 논란이 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달 22일 파주시의회 목진혁·오창식 의원과 공무원 4명, 주민 6명 등 총 12명을 인솔해 7박 9일 일정으로 프랑스·덴마크·오스트리아의 소각장 등을 둘러보고 30일 귀국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하루 2시간 남짓만 환경시설을 견학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유명 관광지를 찾은 것으로 알려져 '외유성' 견학이란 지적을 받았다.
프랑스 등 7박9일 선진 소각장 견학
시설방문 1일 2시간뿐 외유성 지적
"배울게 없었다" 발언에 논란 커져
특히 이벤트업체, 꽃집, 인테리어·설비업체, 식품업체, 무역업체, 건설업체 대표 등 시민참여자 중 일부가 '김 시장 선거캠프 종사자'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측근들을 위한 보은여행'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장산전망대에서 열린 '2023년 파주시 중소기업인 사업 성공 기원제 및 시산제'에서 김 시장은 기업인들을 앞에 두고 "유럽 소각장에서 배울게 하나도 없었다. 차라리 우리나라 소각장이 더 낫다"란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산제에는 이재석 파주 문산기업인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박정 국회의원, 박종찬 파주상의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고, 문산기업인협의회 관계자 등이 이 같은 말을 직접 전해 들었다.
김 시장 발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기업인 A씨는 "기업인 몇십 분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김 시장이 뜬금없이 한다는 이야기가 유럽 견학 가서 배울 게 하나도 없었다는 말을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할 말을 잊었다"며 "그럼 시민 세금으로 7박 9일 여행을 갔다 온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특히 "혼자 간 것도 아니고, 수행원 십여 명을 데리고 해외를 다녀와서 한다는 말이 '배울 게 없었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 이건 100% 여행이라고 생각된다"고 김 시장을 맹비난했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기업인 B씨도 "시민 혈세를 들여 해외 견학을 다녀온 시장이 '배울 게 하나도 없었다'란 말을 한다는 게 믿어지느냐. 정말 시장으로서 할 말이며, (시장) 자격이 있느냐. 정말 황당하더라"면서 "많은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언론이 적극 나서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 경인일보 전화와 문자 질의에 대해 김 시장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김 시장은 지난달 22일 출국해 환경시설은 23일 프랑스 파리 이쎄안 소각장(2시간), 26일 덴마크 로스킬레 소각장(2시간), 27일 덴마크 아마게르바케 소각장(2시간), 28일 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소각장(6시간) 등 네 차례 방문했다.
유명 관광지는 파리에서 루브르박물관,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베르사유 궁전, 사크레쾨르 성당, 에펠탑 등을 둘러봤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안데르센 동화의 인어공주 상과 북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게피온 분수, 왕립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왕실인 아말리엔보르 성 등을 관람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쇤브룬 궁전과 유럽 3대 극장 중 하나인 오페라 하우스, 케른트너 거리, 벨베데레 궁전(상궁) 등을 찾았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