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누구에게든 최고의 관심사다. 유한한 인생에서 건강을 잃으면 그야말로 만사휴의(萬事休矣)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든 신문이든 어디서든 건강 정보들로 차고 넘치며, 늘 건강 관련 보조식품 광고를 접하게 된다. 이 모든 건강 정보들을 다 취합해보면 결국 결론은 걱정과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살면서 좋은 자연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운동도 무조건 장수와 건강의 왕도는 아니라 한다. 만일 운동이 최고의 건강 비결이라면 운동선수들이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심혈관 운동도 심장에는 좋을지 몰라도 수명 연장과는 관련이 적으며, 튀긴 음식과 술도 무조건 건강에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튀긴 음식과 술이 없다면 인류의 식생활 문화는 물론 인간관계와 예술의 발전에 지장이 컸을 것이다. 무엇이든 지나치거나 중독이 문제이지 이를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완벽한 몸으로 아무런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바람일 뿐 누구나 이런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의 비결은 오히려 단순한 데 있을지 모른다. 가령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된장찌개와 김치가 대표적이다.
김치 같은 발효 채소 음식은 세계 곳곳에 다 있다. 독일식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양배추절임), 일본의 츠케모노(배추절임) 그리고 네팔식 김치 어짜르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김치는 절인 채소에 각종 양념을 첨가하여 발효시킨 것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풍부한 최고의 슈퍼 푸드다.
지난 7일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최고의 김치는 질그릇에 담긴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 영국 유력 학술지를 인용, 김치의 효능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결론은 김치가 유익한 박테리아가 함유된 훌륭한 슈퍼 푸드이며, 옹기 같은 질그릇(earthenware pots)에 담갔을 때 그 효과가 더 배가된다는 것이다. 건강의 비결은 멀리 있지 않고 오히려 단순한 데 있을지 모른다. 불로초나 만병통치약이란 없으니 건강 관련 과장 광고들에 현혹되지 말자. 갓 지어 올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밥 한 그릇에, 잘 익은 김치에, 된장찌개가 최고 건강 비결이 아닌가 싶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