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로데오거리' '주안 2030거리' 등 인천 최대 번화가로 손꼽히며 주로 젊은 세대가 찾는 상권들이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이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로변 1층 등 공실이 나지 않는 상가에 적용되는 임대 '불패 공식'까지 깨졌다.
12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도로변에 있는 1층 상가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이 상가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예술회관역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도심 노른자위 도로변 1층 상가는 '기다려도 구하기 힘들다'는 정설과 달리 세입자를 찾고 있었다.
유동인구 많은 대로 불구 임대문의
백화점 등 유통시설 빠진 여파 분석
'주안 2030거리' 상권도 회복 더뎌
구월 로데오광장에서 200m가량 떨어져 있는 3층짜리 건물은 2층을 세놓으면서 '특별 파격 DC 렌트 프리'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병원·의원 업종은 6개월치 월세를 받지 않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인근에서 5년째 영업 중인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병원은 코로나19 불황에도 꿈쩍 않고 버티는 안정적 소득원이라는 게 입증됐다"며 "병원은 적어도 10년은 한자리에 있기 때문에 1년 치 월세를 받지 않더라도 임대인 입장에서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원하는 대로 맞춰 줘도 개원 의사가 많지 않다 보니 병원 임차인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백화점, 아웃렛과 같은 중대형 유통시설이 빠져나간 여파로 일부 구역의 상권 침체가 빨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구월로데오거리 옛 롯데백화점 건물 인근 상가 1층은 17곳 중 7곳이 비어 있었다. 다른 건물은 2층, 3층의 절반 면적이 공실이었다.
미추홀구 주안역 일대 '주안 2030거리' 상권도 심상치 않다. 상인들은 "기대와 달리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로변 상가는 물론, CGV 남주안으로 들어서는 먹자골목 중심가에도 권리금을 받지 않고 임차인을 기다리는 상가들이 남아 있었다.
수년 전만 해도 거리를 메운 술집과 음식점이 젊은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밤을 새우고 아침 영업을 해도 과거 매출의 반의반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심 상권에 지상 15층 규모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 있지만, 5년 넘게 영화관을 제외하고 건물 전체가 유치권 행사 중이다. 유치권 행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주안 2030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단초도 없는 상황이다.
부평역만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세
그나마 부평역 일대는 다시 젊은 세대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대로변 중심 상권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이 재건축을 위해 상가 영업을 중단한 것을 제외하면 '임대 문의'가 붙은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부평테마의거리 일대 몇몇 상가는 간판을 바꿔 달거나 내부 집기를 채워 넣는 등 영업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부평역 일대는 경기 부천과 가깝고 서울 접근성도 좋은 편이라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
상인들은 상권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권리금'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박대진(52) 부평테마의거리 상인회장은 "(부평 중심 상권) 1층 40평 기준으로 1억원까지 떨어졌던 권리금이 최근 2억~3억원 수준으로 뛰었다"며 "부평은 부천·서울과 가깝다. 지하도상가와 같은 큰 상권이 집약돼 있다는 점을 상권 회복의 주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 관련기사 3면(인천 신도시로 빠르게 분산… 구도심 상권 침체 이어진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