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소방)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재난으로 인한 비극을 더욱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정치인이 총선을 1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공천 동아줄을 놓아버린 건 극히 이례적이다.
무력감 속에서 그만큼 절박했고, 두터운 벽에 부닥쳤을 터다.
이런 흔적은 회견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과 한계를 개탄했다. 키워드로 요약하면 '극한대립' '정치개혁' '국민통합'으로 이어진다.
오 의원의 메시지는 이랬다.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하고 있다.", "극한 대립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은 양보와 타협조차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늘 쓰는 표현이지만, 자신의 직을 내려놓는 청년 정치인의 성찰에서 나온 말이라 더 겸허히 다가온다.
그는 개혁 의지를 품은 초선 의원들의 한계도 내비쳤다. "책임 있는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극단의 갈등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조정해 낼 정치적 능력을 제 안에서 찾지 못했다."
더 말해 무엇하랴. 이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스스로 '내려놓음'을 선택한 오 의원은 기득권을 향한 정치개혁도 강조했다. "책임져야 할 이가 책임지지 않고, 잘못한 이가 사과하지 않는다. 오로지 기득권과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우리 정치 사회에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이다."
오 의원의 당부를 귀담아들어야 할 대상은 이제 299명 남았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