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이 된 어머니의 시신을 2년 넘게 집 안에 방치한 혐의로 구속된 딸(2월3일자 인터넷 보도=어머니 백골 시신 2년 넘게 방치한 딸 재판행)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이은주 판사는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사체유기, 기초연금법위반, 국민연금법위반, 노인복지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징역 2년의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어머니 B(사망 당시 76세)씨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2020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 B씨 시신을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뇨병 등 지병을 앓고 있는 B씨 치료를 제때 하지 않고 방임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B씨 명의로 매달 지급되는 기초연금(기준에 따라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연금) 30여만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원을 받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사망한 어머니 대신 받은 연금은 약 1천800만원이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연금을 부정수급 할 목적으로 사망사실을 은폐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함께 사는 모친인 피해자가 거동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는데도 필요한 조치 취하지 않았다"며 "적절한 장례 절차도 치르지 않고 백골이 된 시신을 방치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의 다른 자녀들은 피해자와 연락을 잘 하지 않았고, 피고인만이 정기적으로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는 등 피해자를 보살폈다"며 "피해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병원에 가기를 거부한 이유도 경제적 이유인 것으로 보이는 점,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