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끊겼던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하이덱스스토리지'가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16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지분 40%를 '장수에스엔피'에 매각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천~제주 카페리는 지난 2021년 12월 취항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만에 여객 뱃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선사 측은 안전 운항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운항한다고 밝혔다. 선박 이름도 이러한 의지를 담아 '신뢰 그 이상'이라는 뜻을 가진 '비욘드트러스트'호로 정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취항 직후 잦은 고장을 일으켜 운항 중단이 잇따랐다.
취항 1개월여 만인 2022년 1월에 엔진 이상이 발견돼 3개월 정도 운항이 중단됐다. 안전 점검 등이 진행됐지만 문제는 계속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선박 검사 후 시운전하던 중 윤활유 펌프 고장이 확인돼 예정돼 있던 운항이 취소됐다. 올해 2월에도 엔진 부품에서 이상이 발견돼 2주 정도 운항하지 못하다가, 정비를 마친 뒤 1개월 정도 여객 없이 화물만 운송했다.
하이덱스스토리지-장수에스엔피
투자유치 계약… 산은 등 승인 필요
"지난달 여객 재개 이후 승선 증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선박에서 결함이 잇따르자 운항 중단 등의 조치를 내렸다. 항로 정상화를 위해 전문가, 관계기관과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운영하기도 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운항 중단과 화물만 수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하이덱스스토리지는 경영의 어려움이 커졌다. 운항 중단 기간이 있었고, 잦은 고장 등으로 여객 승선율은 50%에 미치지 못했다. 화물 물동량도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유치가 확정되면 경영 어려움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기업 관계자가 공동대표를 맡을 것으로 전해져 경영 전략 등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하이덱스스토리지는 비욘드트러스트호를 진수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기에, 지분 변동 등은 이들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아직 승인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하이덱스스토리지 관계자는 "지난달 여객 운송 재개 이후 여객 승선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 유치가 확정되면 항로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