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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예로부터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의 하나라고 하여 모두가 원하는 일이었다. 먹는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인 동시에 삶을 풍족하게 해주는 즐거움의 원천으로 이는 씹고, 뜯는 저작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며 평생에 걸쳐 저작활동을 성실 근면하게 수행하는 것이 바로 치아라 하겠다. 향후 과학이 발달하여 캡슐 한 알로 모든 영양소를 채워주거나 액상 영양제만으로도 먹을 것을 대체하는 편하고 간단한 세상이 온다고 하더라도 필자는 음식의 저작활동이 주는 고유의 맛과 풍미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으며 필자의 개와 고양이에게서 씹는 즐거움을 빼앗을 생각 역시 전혀 없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뜻이 아무리 확고하다 하더라도 구강건강이 악화되어 치아가 건강하지 못하다면 이는 모두 공염불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치아의 건강은 어떻게 지켜야하는 것일까. 건강한 치아는 구강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구강을 깨끗하게 유지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규칙적인 양치질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본인의 치아를 닦아주는 것도 힘든 판에 매일같이 반려동물의 치아를 닦아주는 것이 귀찮고 힘들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마음먹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방법을 알고 의지를 가지고 시행해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므로 일단 본 칼럼을 끝까지 정독해보기를 권한다. 


플라크·치석 치주질환 촉발
치은 염증 방치땐 치아뿌리
치조골 녹아 극심한 치통 유발


우선 양치질이 왜 중요한지부터 알아보자. 반려동물의 치아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사료를 먹거나 장난감을 씹는 행위 등에 장애가 와 삶의 질이 저하될 뿐 아니라 건강까지도 해칠 수 있다. 해외에 보고된 연구자료를 보면 세 살이 넘는 개의 3분의 2 이상이 치아 주변으로 감염이나 염증을 보이는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치주질환은 플라크와 치석에 의해 촉발된 치은의 염증으로부터 시작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치아의 뿌리와 치아를 지지해주는 치조골이 녹아내리는데 이 기간 동안은 극심한 치통을 겪게되며 최종적으로 치아를 잃게 되는 것이다. 구강건강의 적신호인 치주질환의 일반적인 증상을 알아보자면 먼저 구취를 들 수 있다. 구강 내 세균의 번성은 악취를 시작으로 치아와 인접한 잇몸의 색깔이 붉게 변하고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음식물을 먹을 때 불편해 한다거나 통증을 호소하고 입 부위에 손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 때문에 식욕이 떨어지기도 한다. 더 나아가 치은에 염증이 생길 경우 플라크와 치석에 있던 많은 세균들이 염증 부위의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게 되고 심장이나 간, 콩팥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전신적인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므로 치아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플라크를 제거하고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매일 양치질을 하는 것이다. 연구 사례를 살펴보자면 치석이 많이 쌓여 구강상태가 불량한 개들을 대상으로 스케일링과 연마를 통해 치석을 깨끗하게 제거한 그룹과 스케일링과 연마 후 매일 양치질을 한 그룹으로 나누어 8주간 매주 구강 내 샘플을 채취해 세균수를 측정해본 결과 양치질을 수행한 그룹에서 명확하게 적은 수의 세균이 검출되었다. 이는 양치질이 구강 내 세균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구강의 건강상태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아무런 관리를 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령에 이를 때까지 깨끗한 치아를 유지하는 아이들 역시 분명히 존재하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해주지 않을 경우 치석이 덕지덕지 쌓이거나 심한 경우 치아를 잃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반려동물에 있어 양치질은 가장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구강관리 방법인 것이다.

'매일 양치질' 구강내 세균 억제
가장 싸고 효과적 구강 관리법

지금까지 구강건강을 위한 양치질의 필요성을 알아보았다. 반려동물의 구강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반려동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는 양치질을 시작하는 시점을 비롯하여 구체적인 양치질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